사진제공=흥국생명

[여성소비자신문 김인수 기자] 오너 일가 소유의 계열사에서 김치와 와인 등을 고가로 구매해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태광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주 흥국생명에 대주주 부당지원 문제로 기관경고 수준의 중징계안을 담은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같은 문제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흥국화재 사안과 흡사해 비슷한 중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2016년 흥국화재에 대한 검사에서 이른바 ‘김치 성과급’ 등 계열사 부당지원 사례를 적발하고 대대적인 검사를 한 결과 지난해 9월 흥국화재에 기관경고와 함께 과징금 22억8200만원, 과태료 836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흥국생명도 흥국화재와 동일한 사례로 중징계 위기에 놓인 것이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2016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IT회사 ‘티시스’의 계열사인 ‘휘슬링락C.C’와 와인전문기업 메르뱅으로부터 각각 김치와 와인 등을 고가로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등으로 준 사실이 적발됐다.

흥국생명은 휘슬링락CC에 소속된 티시스로부터 김치는 10kg 당 19만5000원, 더치커피는 15만원에 구매했다. 와인은 이호진 전 회장의 부인인 신유나씨와 딸 이현나씨가 소유하는 메르뱅으로부터 10만원에 구입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성과급으로 지급 받은 제품에 대해 직원들에게 세금공제까지 했다는 불만이 쏟아지도 했다.

문제는 계약 추진과정에서 적정가격성을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백화점 판매 상품의 평균가격보다 45~130% 높게 매겨져 보험업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흥국생명은 프리미엄 김치라고 주장했으나 보험업법에서는 대주주와 정상가격에 비해 뚜렷하게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금감원은 지난해 1월 29일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금감원의 경영유의 조치에도 흥국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후에도 김치 성과급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시스는 또 김치 외에 한국도서보급의 도서상품권을 설이나 추석 때 임직원들에게 지급해 오너일가에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일었다. 한국도서보급은 이호진 전 회장과 아들 현준씨가가 지분을 100% 소유한 오너일가 회사다

금감원은 입전 사전초지안에 대한 흥국생명의 의견을 받고 이르면 27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러 최종 징계수위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1400억원에 이르는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지난 2011년 1월 기소돼 1·2심에 이어 지난해 4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2년 6월 간암을 진단받고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는 등 잇따른 구속집행 정지 연장으로 황제보석경영 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법원이 보석 취소를 결정하며 재수감됐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나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사법권을 농락하고 사법권 위에 군림라는 재벌”이라고 질타했다.

김인수 기자  kis@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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