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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제조업, 노사갈등에 쏟을 시간이 없다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2.24 15:58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해 제조업계는 ‘노사갈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현대자동차 등 연이어 전해지는 파업 소식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해를 넘긴 현재도 여전한 노사갈등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지분 55.7%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기로 조건부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반대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조합원 92.1%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고 전체 조합원 과반의(51.58%) 찬성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했다. 앞서 한영석·가삼현 현대중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대우조선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업을 위한 선택으로 어느 한 쪽의 희생은 없을 것”이라고 노조를 설득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노조의 파업 등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생산량 감소,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노사갈등이 연달아 닥친 상태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말 진행하던 비정기 생산직 채용 절차를 중단하고 이를 노조에 통보했다. 기아차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으로 인건비 부담을 토로한다. 기아차의 신입사원 초봉이 약 5500만원인데, 여기서 750%의 상여금 등을 제외하면 올해부터 1000여 명이 최저임금 기준에 미달하게 된 것. 사측은 상여금 750% 중 600%를 기본급으로 전환하거나 750%를 통상임금으로 적용하되 600%를 매월 50%씩 분할 지급할 것을 노조에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계약이 오는 9월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노조 파업 등의 이유로 르노 본사와 후속 모델 배정을 위한 협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30여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 역대 최장 파업 기록을 쓰고 있다. 이에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는 이달 초 르노삼성에 “이번 파업을 멈추지 않으면 오는 9월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사 각각의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특히 인수합병이나 임단협은 일자리 및 수입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매해 충돌이 일어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제조업계에 더 이상 노사갈등에 쏟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각 산업계마다 생산량과 매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본사에서 “신차 물량을 배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임단협 투쟁이 노조의 자충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투쟁이 ‘노조 리스크’로 변질되지 않도록 살펴야 할 것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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