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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고객거래내역 유출이 단순 실수?
고승주 기자 | 승인 2013.02.01 13:50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하나은행이 중요 고객정보에 해당하는 입출금 거래내역을 제 3자에게 유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이 사고가 직원의 단순실수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요 고객정보를 단순실수로 유출할 정도로 정보취급을 소홀히 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모 기업 임원 A 씨는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아 보았다. 이메일엔 A 씨가 처음 보는 계좌의 수년간 입출금거래내역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처음엔 ‘잘못 보냈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메일 상단에 자신의 이름이 명확히 표기된 것을 확인하고 마음이 바뀌었다. 혹 타인이 자신의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 계좌의 거래내역 또한 심상치 않았다. 어느 한 기업가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계좌는 법인 명의로 매월 수 천 만원의 비용이 결제되고 있었으며, 타 법인들 간 거래내역 및 국민연금, 전기료, 카드대금, 임직원 실명과 개인별 급여 지출 내역이 함께 들어가 있었다. 해당 법인의 속사정이 그대로 들어간 매우 중요한 정보인 셈이다.

이 계좌에서 2년 간 출금된 돈은 8억7000여 만원 인 반면 입금 내역은 ‘0’이었다.

A 씨는 이 사실을 하나은행 측에 알렸으나 은행 측은 한동안 사고원인 및 사고의 경중조차도 판단을 하지 못했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 본인이 전화로 통장번호와 비밀번호까지 입력한 뒤 거래내역을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며 A 씨에게 책임을 미루었다.

A 씨가 자신의 계좌가 아니라며 재차 확인을 요청한 후에야 은행 측은 "전화로 이메일 주소를 불러주다 보니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는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하나은행 측의 답변은 거짓이었다. 문제의 계좌 주는 기업가 B 씨로 B 씨는 하나은행 콜센터를 통해 거래내역을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B 씨와 통화를 마친 상담직원 C씨는 이를 처리하던 도중 컴퓨터가 다운되자 주변에 문의하기 위해 ‘3분대기’를 걸어 놓고 자리를 떠났다.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량이 많은 콜센터 특성 상 하나의 통화가 끝나도 상담직원은 자리를 거의 비울 수가 없다. 외부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콜센터 시스템은 자동으로 통화 상태가 아닌 상담원 자리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상담직원이 생리적 문제나 여타 용무로 자리를 떠나야 하는 경우에 대비해 하나은행은 3분 동안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해당 상담직원의 자리로 연결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3분대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3분대기가 끝나면 콜센터 시스템이 자동으로 외부 상담전화를 상담원에게 연결한다.

콜센터시스템은 3분이 지나자 C 씨의 자리에 A 씨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연결했고 서두르느냐 미처 3분이 지났는지 몰랐던 C 씨는 A 씨의 개인정보를 B 씨의 것으로 착각하고 A 씨에게 B 씨가 요청한 거래내역정보를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오류를 알려주거나 걸러내는 안전장치는 없었다. 즉 재발 가능성은 계속 존재하는 셈이다.

하나은행 측은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로 직원의 단순실수로 발생했다”며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담당 직원들에게 고객정보 확인 교육을 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단순실수로 고객의 중요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금융당국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거래내역의 중요도가 결코 낮지 않음에도 단순실수로 유출됐다는 점에서 평소 하나은행이 고객 정보 관리를 그만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만일 고객의 정보 유출이 보안시스템의 빈틈으로 인해 발생했고, 재발 우려가 있는 상태라면 개인 금융정보 보호 치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려는 하나 더 있다. 평소 콜센터 상담직원의 업무압박이 심해 이번 사고와 같은 단순 업무 실수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사 측은 정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상담 건을 처리하도록 압박하다가 만일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직원의 경질로 사고를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제 재발, 혹은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정보 관리소홀, 콜센터의 과도한 업무 압박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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