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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임파서블> 그 날, 3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승주 기자 | 승인 2013.01.28 11:19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거대한 자연재해로 일어난 참변은 항상 충격적인 기억과 긴 상처를 남긴다. 2004년 12월 26일 아시아 8개국을 쓸어버린 쓰나미는 규모 9.1의 강진 외에도 생존자들에게 죽은 자에 대한 그리움과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안겨 주었다. 그들은 더 이상 오늘이 어제와 같을 수 없음을 절감한 채 나머지 일생을 살아야 한다.


재해와 가족애, 전통적인 헐리웃 시나리오의 요소를 담은 ‘더 임파서블’이 개봉됐다. 재해 영화 팬이라면 플롯이나 갈등 요소는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더 임파서블’이 전달하는 이야기는 과거의 그것보다 더욱 무겁다.

이는 참담한 재난 속에서 기적같이 살아남은 어느 일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직도 참사를 겪은 생존자들이 있고, 특히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알바레즈 벨론 일가는 자신들의 일이 영화화되는 것을 거부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그 날의 일은 더 이상 떠올리기도 싫은, 그러나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요나 감독 등 제작진은 그러한 벨론 일가에 대해 설득을 멈추지 않았다. 때때로 극심한 고통에서만 일깨워지는 교훈이 있다는 것이다.

2004년 크리스마스 당시 생존자 중 하나였던 알바레즈 벨론 일가는 갑작스럽게 닥친 쓰나미에 의해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일을 경험했다. 가는 곳마다 발에 채이는 죽음 속에서 벨론 일가는 오직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못했다.

바요나 감독은 영화 ‘더 임파서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어떻게, 그리고 누구를 떠올리며 생존을 위해 분투하느냐를 묻는다. 비극을 넘어서 인간다움에 대해 묻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실화를 들으면 아마 그 누구라도 감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 세르지오 산체스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말했다. “누구나 TV와 인터넷을 통해 쓰나미의 끔찍한 재난을 거의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뉴스는 그 자리에 있던 인물들의 인간미를 전달하지 못한다. 생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지만, 살아 남았다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가슴에 담고 있다.”

제작진의 설득은 단순히 벨론 일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들은 연락 가능한 생존자들에게 접촉해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단 한 명의 엑스트라에도 그날 살기 위해 가슴에 무언가를 담아야 했던 인간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이다.

영화를 찍으면서 100m길이의 거대한 수조에서 13만리터의 물에 휩쓸려야 하는 이완 맥그리거는 “진정성이 있었고, 진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시나리오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었다.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완 맥그리거는 참담한 재난 속에서 막연히 가족이 살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몸을 던지는 벨론 일가의 아버지 헨리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에 하루 빨리 몰입하기 위해 휴식 시간에도 아들 역을 맡은 세 아역배우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헨리의 아내인 마리아 벨론 역을 맡은 나오미 왓츠는 촬영기간 동안 실제 마리아 벨론과 많은 만남을 가졌다. 배우가 역에 감정이입을 한다는 것은 없었던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었던 것을 그대로 재연한다는 연기의 기본 공식을 따른 것이다. “진실에 가깝게 최대한 솔직하게 연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한 나오미 왓츠는 마리아 역으로 인해 2013년 1월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극은 실재(實在)의 재연이란 말을 하곤 한다. 진실성은 아무리 잘 가다듬은 CG로도 전달할 수 없는 감동이란 형태로 기억 속에 각인된다. 인류 최대의 재난을 담은 영화 ‘더 임파서블’은 불가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위대한 생존 일화를 전달할 것이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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