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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⑨] 연말연시 건배사 어떤 게 좋을까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18.12.20 09:45

[여성소비자신문] 연말연시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건배사다. 이렇게 자주 접하는 건배사지만 막상 제의를 받으면 누구나 마음을 졸이게 된다. 자리에 맞는 건배사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번 써먹은 건배사를 재탕 삼탕 하는 것 또한 재미없는 일이다. 신선한 내용의 건배사를 쌈박하게 하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건배사는 짧지만 표출되는 의미가 자신의 품위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벤트다.

하지만, ‘~를 위하여, (건배!)’ 형태는 너무 평범해 보이고, ‘지화자’나 ‘거시기’ 같은 건배사는 너무 식상하다. 그렇다면 어떤 건배사가 좋을까. 아무래도 좋은 건배사는 자리와 시점에 맞는 이색적인 건배사가 아닐까 싶다.

함께 한 사람들의 정서와 타이밍이 맞지 않는 건배사는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고 자신의 품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송년회 때 자신을 잘 알리기 위해 연초부터 마술을 배운다는 어떤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전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건배사 몇 가지는 연습해 두는 것이 좋다.

필자가 새로 개발해 요즘 즐겨 사용하는 건배사는 자연이나 농산물을 활용한 시적 분위기를 풍기는 건배사다. 어디서도 이런 유형의 건배사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다들 재미있어 하고 효과도 크다. 농업 관계자나 지역 리더들은 자기 고장의 농산물을 활용한 이러한 건배사를 활용하면 개성과 품위도 높이고 지역농산물도 홍보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말에는 한 해 동안의 수고와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을 담으면 금상첨화다. 필자가 자주 쓰는 건배사는 ‘오미자’다. 상황에 맞게 다섯 가지 의미를 담은, 예를 들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를 선창하면 “오! 미! 자!”로 답하는 식이다. “고맙습니다. 구슬땀 흘린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고구마!)”나 “왕성하게 날이 갈수록 비상하자, (왕갈비!)”도 좋고, 의미를 확장한 “연말은 구수하고 따뜻하게, (감자탕!)”, “쫄깃하고 달콤하게, (찹쌀떡)!”도 좋겠다.

연초에는 “~처럼” 형태의 직유법을 사용하는 시적인 건배사가 제격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각자의 염원과 다짐을 간단히 얘기한 뒤, “새해에는 댓잎에 핀 눈꽃처럼, (맑고 깨끗하게!)”, “우리 사랑은, (앵두처럼!, 딸기처럼!), “새해에는 감홍사과처럼, (달콤하게!)”, “제주 천혜향처럼 새해에는, (달콤하고 향기롭게!)”, “막걸리 거품처럼 새해엔, (웃으며 살자!)”로 선창하고 답하는 식이다.

자연과 농산물을 활용한 이러한 건배사는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내용 또한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농산물 홍보 효과를 지녀 농업을 아끼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건배사다. 건배사는 주로 식당에서 행해지므로 농산물을 소재로 한 이러한 건배사는 미각을 자극해 소화와 건강에도 좋다. 내용이 시적이라 행사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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