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실업률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악화됐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6일 ‘KDI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2018년과 2019년의 실업률을 모두 3.9% 수준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5월 내놨던 예측보다 높은 수치다. 당시 KDI는 2018년과 2019년의 실업률을 3.7%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실업률 예상치도 높아졌다. 지난 2001년의 ‘실업률 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KDI는 문재인 정부 일자리확대정책 등의 영향으로 2018년 취업자 수가 30만명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올해 5월 20만명대 중반으로 줄었다.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7만명, 내년 10만명 내외다.

김현옥 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득불평등이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소득주도성장의) 취지는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단기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효과가 나타나기를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특히 성장 측면에서, 혁신성장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 패키지들이 제시돼야 하는 국면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고용 부진에 대해 ‘전통적 제조업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구조조정과 고용창출력이 높은 서비스업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성장세 약화는 우리 경제에서 고용 부진을 초래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또 “최근 고용 사정은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며 “서비스업 고용 부진은 기업의 노동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임금 및 근로시간 관련 정책들의 단기적인 부작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비 증가세 둔화의 원인은 3가지로 꼽혔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계들이 거기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 주가 등 자산가격이 하향 조정되면서 부의 효과가 지난해보다 훨씬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 주택담보대출 등의 거치 기간 조정과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다.

이 가운데 투자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며 경제 전망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반도체 관련 투자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급격한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건설투자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김 실장은 "지난번 전망 때 설비투자는 성장률을 0.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발생했고 건설투자도 0.5%포인트 낮추며 전반적으로 투자위축세가 성장률을 1%포인트 하락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내년에 건설 등 토목건설 부문에의 위축세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산업경쟁력 약화의 우려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부분이 정말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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