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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운전면허제도의 허술함이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 승인 2018.10.23 14:53

[여성소비자신문] 국내 운전면허제도는 지난 8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제도 간소화 발표 이후 갑작스럽게 최소로 간소화되었다.

이 때만 해도 이미 관련 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더욱 강화된 기준이 마련되는 중이었고 이전 제도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괜찮은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간소화 발표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교육시간 50여 시간이 단 13시간으로 변해 하루 반이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세계 최저 수준의 국가로 전락했다. 심각한 면허의 결격사유로 문제가 많아지자 재작년에 필기문제수를 700문제에서 1000문제로 증가시키고 기능시험에서 T자 등의 추가로 강화했으나 지금의 13시간이 모두라 할 수 있다.

경찰청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쉬운 제도의 강화는 더 이상 어렵다는 언급을 항상 하고 있으나 다른 제도와 달리 운전면허는 공로 상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면허증과 다름이 없다는 측면에서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운전면허제도 이후 큰 사고의 증가도 없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게 심각한 상황은 많다. 이미 초보 운전면허 취득자가 길거리에 나오기 위해서는 다시 도로 주행연습을 해야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완전 초보 수준이며 실제로 사고 횟수도 보이지 않게 크게 증가했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발생했던 4세 아이의 사망도 초보운전자의 렌트 차량이 실수로 발생한 사고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심지어 제주도의 렌트는 초보 운전자들의 연습장소로 전락하면서 렌트 번호만 보면 피하는 심각한 문제도 발생할 만큼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수년 전 우리 교통문화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중국도 우리 정부에 우리 면허제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문을 통해 강화를 요청할 정도가 되었다.

매년 약 5천명 정도가 제주도나 인천에 단기간의 관광비자로 들어와 단 3~4일 만에 면허를 취득해 가는 관계로 중국 자국의 피해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면허를 취득해 귀국하면 필기시험으로 어려운 중국 면허를 허가하는 만큼 자국의 후유증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반응이 없자 중국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기성 관광으로 구입한 면허를 인정하지 않기 시작했다. 지난 사드로 인한 한한령이 진행된 상황에서도 매년 5천명의 중국인 운전면허 취득자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제도 간소화 이후 경찰청 자문을 하고 있는 필자는 수백 번에 걸쳐서 칼럼과 방송은 물론 각종 자문회의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역시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심지어 해외 국가에서 국제 면허를 인정하고 있는 우리 면허를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서 향후 우리 운전면허는 국내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적 저항이 크다는 핑계로 계속 이 상태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3시간 만에 모든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다. 천재도 불가능하고 우리가 항상 강조하는 2차 사고나 비상조치는 물론이고 차량 기능조차 배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선진국은 우리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우리가 강조하는 규제 철폐와 달리 운전면허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만큼 선진국들에서는 더욱 강화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도 50시간 넘게 교육을 받아야 하고 수 개월의 노력과 비용이 수반되고 있으며 호주는 2년, 독일은 3년 이상 준면허나 예비 면허 등의 제도로 정식면허 발급까지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에 반해 쉽게 운전면허를 따고 운전도 하지 않으면서 장롱 면허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 만큼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언제까지 여론을 눈치보고 핑계를 댈 것인지 심각한 오류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실제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국민 수는 약 4180여명으로 OECD국가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통계 속에는 아마도 앞서 언급한 초보 운전자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공직자의 임무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하루속히 강화해야 한다. 현재의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문화나 아니면 말고 식의 핑계는 대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도 한명 한명의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 이 상태로는 해외에서 우리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고 완전히 제외하는 날도 머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 정부가 언급하는 ‘적폐’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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