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주사기 및 수액의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수액 투여 중 환자 보호자가 수액 안에서 모기를 발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미 환자에게 1L 이상의 수액이 투여돼 인플루엔자·충수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밖에 수액 안에 눈썹으로 추정되는 털이나 머리카락 등이 빠져 있고 모기·파리와 같은 벌레 등이 발견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해 주사기 및 수액의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을 수액세트에 대한 낮은 건강보험 수가에서 찾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은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8 주사기·수액 유형별 이물혼입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최근 5년간 병원 주사기 및 수액세트 이물질 혼입 보고 지속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주사기 이물혼입 건수는 101건, 수액세트 이물혼입은 55건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보여줬다.

또한 2013년 15건에 불과했던 주사기 이물혼입 보고 건수는 올해 85.1% 증가했으며 수액세트도 2013년 19건에서 6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올해 3/4분기 결산 보고건수임을 감안했을 때, 주사기·수액세트 이물혼입 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사기는 ‘파편'이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머리카락(15건), 기타(이물질, 39건) 순이었다. 수액세트의 경우, 기타(이물질, 27건), 파편(16건), 머리카락(11건), 벌레(1건) 순으로 혼입됐다.

 ‘납품경쟁 → 저가 수액세트→낮은 건강보험 수가’ 연쇄적 품질저하 야기

이처럼 주사기 및 수액세트의 이물혼입 건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주사기 및 수액세트 업체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2018년에 실시된 주사기·수액세트 제조·수입업체 특별점검 현황을 살펴보면, 위반 업소의 대부분이 '시정·회수·예방조치 명령' 등의 솜방망이 처분만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주사기, 수액세트 제조·수입업체 77개소와 해외 제조소 1개소 중 품질관리 기준 및 작업환경관리 등으로 적발된 업소는 모두 8곳(품질관리기준 위반 5개소, 작업환경 미흡 2개소, 소재지 멸실 1개소)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내려진 벌칙은 행정처분 및 회수·폐기, 작업환경개선 시정명령에 불과했다. 올해 '전년도 생산・수입실적이 있는 주사기․수액세트 외국 위탁 제조소(외국 제조원) 8개소' 특별점검 결과 6개소가 작업환경이 미흡한 것으로 판정되었지만 벌칙은 시정조치 명령에 그쳤다. 따라서 식약처의 허술한 제조소 관리로 인해 해마다 불량 수액세트 발생건수가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주사기 납품가격은 50원 내외, 수액세트는 3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이 주사기·수액세트를 최저가로 입찰하니, 업체는 최저가 납품가격을 맞추기 어려워 해외 OEM 방식으로 물품을 생산해서 들여오는 등 헐값으로 수액을 납품하는 관행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납품경쟁 과열로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한 수액세트의 수가 적정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복지부는 2018년 1-3월까지 행위료에 포함된 수액세트 비용의 적정성 검토를 위해 수액세트 유통·공급가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개선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승희 의원은 “사람의 혈액에 직접 주입되기 때문에 주사기나 수액세트에 대한 품질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허술한 관리로 인해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품질안전관리뿐 아니라 불합리한 납품구조와 낮은 건강보험 수가 등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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