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정효정 기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여성 등 대상별 맞춤형 대책과 비정규직 일자리 강화 등을 보고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은 지난 16일 노동부의 인수위 보고와 관련해 “일자리 창출은 질 좋은 일자리들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우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총 8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나 자영업자, 일용직, 계약직 등이 집중적으로 늘어났으며 고용의 질은 더 악화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저임금계층은 한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정부부문 최저임금 미달자는 9만명(9.1%)에 달하며,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야 할 정부기관이 오히려 열악한 일자리를 양성하고 있다고 민우회는 말했다.

또한, 낮은 여성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 고용 비율을 높이고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중소기업에 금융지원과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상보다 문제의 근본을 봐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우회는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있는 법․제도는 이미 마련돼 있는 것”이라며 “이런 법과 제도가 활용되기 어려운 현실적인 지점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낮은 여성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고용부가 제안한 ‘육아휴직 중소기업 금융지원 세제혜택’에 대해는 “여성 취업이 왜 어려운지, 어떤 제반조건들이 달라져야 취업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분석 하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가정양립정책과 관련해서는 “남녀 모두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성평등한 관점에 근거해 실행돼야 함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설계․운영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육아휴직은 여성노동자의 몫이라는 인식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가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했던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청년창업기획사’와 ‘청년창업펀드’를 만들어 청년층의 창업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이는 청년들에게 안정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기보다는 자영업을 권하는 것이며,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민우회의 주장이다.

이에 민우회는 “청년들이 보다 현실적인 ‘미래’를 기획하고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항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정책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우회는 “낮은 여성 취업률을 높여 전체 고용률도 높이고자 한다면 성차별 인식에 의해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과 청년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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