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공사 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대기업 건설업체 직원 이모(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2월~5월 대구의 한 건설현장사무소장으로 근무했을 당시 하도급 업체에 지급해야할 공사대금을 본사에 과다 청구한 후 하도급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5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하도급 업체에 추가로 증액해야할 대금이 4억700만여원임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 강모(46)씨를 통해 본사에는 허위로 산정한 공사대금을 보고해 본사에서 하도급 업체에 9억5400만여원을 지급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하도급 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공사대금 차액인 5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은 뒤, 강씨에게는 수고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떼어주고 나머지를 자택 장롱 속에 보관하면서 생활비 등으로 썼다.

검찰은 강씨가 당초 이씨로부터 '본사에서 사용할 영업비가 필요하니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초과 지급한 후 돌려받는 방법으로 5억원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고 공사대금을 과다 청구했지만, 이씨의 범행사실을 알고 묵인하는 대가로 돈을 나눠가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강씨는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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