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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는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1)씨가 신청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를 헌법재판소에 신청했다.
성매매특별법 21조 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한 조항이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법률제정 경위의 적절성과 성매매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자 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지만 성매매 여성에 대한 교와가 아닌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착취나 강요가 아닌 성인간의 성행위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국가는 형벌권 행사로써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평등권 침해와 관련해 특정인을 위한 축첩행위는 처벌되지 않고 있으므로 차별이고 성매매여성에 대한 차별적 범죄화와 국제협약간의 충돌을 지적하면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다고 말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한다면 성매매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해 지며,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그간의 정부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 등 여성계도 성명을 통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연대는 “현재 거대한 성산업 구조 안에서 성착취피해를 입는 여성은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처해있다”며 “성산업의 엄청난 규모와 착취, 여성들의 인권침해상황, 성을 파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 선택권이 제한된 여성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라는 현실을 무시하고 마치 개인 간의 자유로운 성행위로 혼돈하면서 사회구조적 문제인 성매매문제를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매매는 단순히 1대 1 개인 간의 성적서비스 행위이거나 성인 간의 자유로운 거래행위가 아니라 3자 관계에서 이뤄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적이고 차별적 행위”라며 “실제 현장에서는 성적 폭력과 성적 거래의 경계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유로운 거래행위로 포장하는 법원의 행태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이 처벌되는 현실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연대는 “법집행이 성매매 여성을 범죄자로 취급해 여성을 처벌하고 알선행위자와 구매자에 대한 낮은 처벌로 법 실효성을 의심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산업 착취구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성매매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성매매여성에 대한 전면적인 비범죄화를 위한 조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하며, 성매매를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알선행위자나 업주 등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정숙 회장은 “일각에서 성인 여성의 자발적인 성매매를 국가가 개입해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노동의 권리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사회적으로 존중할 가치가 있는 ‘노동’이란 성실하고 건전한 육체적․정신적 활동을 통해 개인은 물론 사회에 발전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산물을 창출해 내는 고귀한 활동”이라며 “사회 모순의 결과로 파생돼 사회악을 양산해 내는 행위는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규제하고 처벌해야만 하는 대상”이라고 밝혔다.
“일부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진정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며 “그러나 다른 모든 종류의 생계형 범죄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있는 현행법의 맥락에서 볼 때 정상참작의 사유는 될지 몰라도 결코 행위의 정당화나 처벌 면제 사유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을 통한 여성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특히 저소득층 여성들이 성매매 산업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특별한 사전 예방책과 함께 기존 성매매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자 건전한 생산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과 취업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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