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자리를 두고 노동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 올초 강팔문 이사장 임기가 만료되자 청와대가 이진규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이 전 비서관이 전문성이 결여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간 공제회 이사장 자리는 국토해양부 출신 인사나 정부 추천인이 선임됐었다. 정부와 노동부가 상의한 후 이사장 예정자(후보)를 내면 공제회 이사회에서 표결을 통해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추천제로 진행하던 공제회 이사장 자리가 최근 공모제 형식으로 바뀌면서 건설분야와 단 한 번도 적을 두지 않던 이 전 비서관이 후보자로 나서자 당장 청와대 낙하산 논란이 빚어졌다.

이 전 비서관 인사를 두고 여·야 정치인 81명과 시민단체 40여곳에서 반대입장을 냈고 이사회는 1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정부·사용자단체·노동계에서 각 1명을 이사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건설공제회 이사회 이사이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을 맡은 이정식 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하지만 노동계는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다. 공제회 이사회 내에서 정부의 임김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노동부·국토부 국장 각 1명과 추천인사 각 3명, 공제회 이사장·전무이사, 노동계 인사 2명 등 12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강팔식 의장의 사퇴와 이정식 원장 출마로 인해 표는 10표로 줄어들었다.

3일 이사회에서 이 전 비서관, 이정식 원장 간 이사장 선임 건을 가지고 표결에 나섰지만 5대 5로 표가 갈라섰다. 향후 이사장 선임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6명의 정부 추천이사들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동주 건설노조 실장은 "정권의 거수기 역할을 반대하는 양심 있는 이사들이 투표에 나섰다“며 ”청와대에서 건설과 무관한 인사를 내려 보냈기에 반대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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