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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미투(#MeToo)' 폭로로 학내 성폭력 의혹을 받은 교수 2명에 대해 각각 해임과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성명서를 내고 해당교수들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5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입학처장을 맡았던 그리스·불가리어학과 김모 교수는 해임됐고 중동·아프리카어과 서모 교수는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성추행 의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과 총학생회에 따르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꾸려진 교내 진상조사위원회가 김 교수와 서 교수를 징계위원회로 회부했다.

김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3월 5일 '한국외대 김XX 교수 경고'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고발됐다. 해당 계정은 같은 달 18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들 간에 이야기를 나눠보니 김교수로부터 당한 성추행에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김 교수는 안마를 해준다며 어깨를 주무르다가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

징계위원회는 지난 6월27일 김 교수를 해임하기로 의결했으며, 해당 징계 처분안은 이사회 심의를 거쳐 이번달 2일 확정됐다. 사립학교법 제61조에 따르면 해임 처분을 받은 교수는 3년간 재임용이 제한되며 연금이 감면된다. 대학 측은 학내 부서별로 교원 징계 결과를 알리는 공문을 별도로 발송했다.

서 교수는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정직을 당하면 해당 기간 동안 직무에서 배제되며 보수의 3분의 2를 감봉받는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학교 정관상 2분의 1을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지난 3월19일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에 2008년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오자 즉각 사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서 교수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자체 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서 교수는 언론사 중동 특파원 출신으로 학계에서도 중동 지역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학생들은 학교 측 징계 수위가 약하다면서 해당 교수들을 파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5일 "학교 본부는 권력형 성폭력 징계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가해 교수들에 대한 징계를 재심의하고 이들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정직 기간에도 교원 신분이 유지되고 3개월 뒤에는 즉시 복직할 수 있다. 해임 처분이 내려진 교수는 파면과는 다르게 정상적으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으며 3년 후에는 재임용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또 "이번 사건은 문제적 개인에 의해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교수·제자 간 관계의 구조적 불평등으로 일어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라며 "현재 공개된 징계 수위는 사건으로 인한 공동체 성원들의 불안을 충분히 해소할 수 없다. 파면만이 권력형 성폭력을 묵인하고 간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처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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