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의 올해 경영화두는 '내실경영'으로 압축된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는 '비상경영', '수익성', '조직슬림화', '원가혁신', '차별화' 등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 외형성장 보다는 내실강화에 치중해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 CEO(최고경영자)들은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시무식에서 "올해 국내외 경제여건이 지난해 못지않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심상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확보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정 사장은 또 미래성장 사업기반 확보,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와 함께 효율적인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임원 10%를 감원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은 대우건설은 회사 창립 40주년을 맞은 올해를 '비상경영의 해'로 선포했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3년 새해의 국내외 경기전망과 기업환경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며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원가혁신활동 강화, 현금 유동성 개선, 조직·인력의 효율성 제고, 리스크, 경비 절감 등을 상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경영화두를 'EPC 이노베이션'으로 정했다. 'EPC 이노베이션'이란 효율(Efficiency)·절차(Process)·비용(Cost)에 대한 혁신을 의미한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도 혁신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분야별 전문역량과 핵심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 인재가 뒷받침돼야 조직 혁신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해외거점의 역량을 세계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기술과 인력, 협력사 등 로컬 인프라와 리소스의 적극적 활용으로 현지에서의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허명수 GS건설 사장도 올해 경영화두로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혁신(Cost Innovation)을 강조했다.

그는 "대형화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 수행의 성패는 회사의 존폐를 가름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며 "전사 조직을 수행중심의 사업운영 체계로 전환하고 공기준수와 목표원가율 달성에 주력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는 재무 유연성 확보와 위험 관리 차원에서 현금 중심의 사업관리와 수익성 위주의 수주에 집중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림산업도 외형확대보다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올해는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내실을 다지고, 동시에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심으로 한 '내실경영'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