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신세계디에프가 호텔신라를 제치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롯데·신라면세점 양강 구도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6월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1(향수·화장품, 탑승동 전 품목)과 DF5(패션·피혁) 총 2개 구역 사업자로 신세계디에프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아직 인천공항공사와의 최종협상이 남아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신세계디에프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관세청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특허심사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공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는 앞으로 신세계디에프와 실행방안과 매장 브랜드 구성, 영업 개시일 등의 실무적 협상을 진행하고 협상이 성립되면 최종 낙찰자로 확정하게 된다. 협상 기간은 열흘 이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면세점 입찰 전쟁은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이 임대료가 높다는 이유에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일부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진행됐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오는 2020년 8월까지 예정돼 있던 5년간의 3기 운영 기간 동안 4개 구역에 대해 총 4조1412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다.

이후 공사는 롯데가 반납한 3개의 사업권을 2개로 통합해 입찰에 내놨다.

DF1(향수·화장품)과 DF8(탑승동·전 품목)을 통합해 1개 사업권(DF1)으로 묶어 한 사업자가 운영하도록 했으며, DF5(피혁·패션) 구역은 기존대로 별도 사업권(DF5)으로 구성했다.

특히 이번 입찰은 두 개의 사업권을 사업자 한 곳이 모두 낙찰받을 수 있고, 임대료가 대폭 낮아져 업체 간 눈치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실제로 DF1의 최저입찰가격은 1601억원으로, 이전보다 30% 낮아졌다. DF5의 최저수용금액 역시 406억여원으 로, 이는 지난 2015년 3기 사업자 입찰 당시 금액 773억원의 52% 수준이다.

이에 지난 5월 지난달 진행된 면세점 사업권 참가등록 신청에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두산이 참여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월 31일 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쳐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를 복수사업자로 선정하고 선정 결과를 관세청에 넘겼다. 이후 관세청은 자체 평가 500점과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입찰평가 점수 500점을 합산해 신세계디에프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승부를 가른 것은 임대료라고 보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1터미널 DF1 사업권에 연간 2762억원의 임대료를 제시했고, 호텔신라는 2202억원을 써냈다. DF5 사업권에도 신세계디에프는 연간 608억원, 호텔신라는 496억원을 제시했다.

'이부진·정유경' 맞대결 펼쳐

특히 이번 사업자 선정의 최종 후보자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선정되며 이목이 쏠렸다. 두 면세점을 이끌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녀로 두 살 터울의 사촌지간이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로 1970년생이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로 1972년생이다.

두 사람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경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내면세점과 제주공항면세점 등에서 진검승부를 펼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진행된 신규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는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이 각각 사업권을 따냈다. 특히 이 사장의 경우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만들며 눈길을 끌었다.

이듬해 진행된 신규면세점 3차 선정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를 앞세워 강남 센트럴시티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 타워에 면세점을 유치하려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선정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신세계면세점을 따돌리고 입찰에 성공했다. 당시 입찰은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하며 이뤄졌다.

같은 해 치러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사업권은 롯데와 신세계, 신라가 특허를 고르게 나눠 가졌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