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여성평화연구원이 “남북미 등 회담에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정수 한국여성평화연구원장은 18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여성평화심포지엄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여성의 힘으로'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통일연구원, 정춘숙 의원, 남북여성 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토론자로 김귀옥 한성대 교수,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김영미 바로텍 대표,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상임이사,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체계 구축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여성들의 행동과 참여 의지를 보여주고 앞으로 펼쳐질 경제협력 사업은 물론 대북정책에 성 주류화 방안 등 성 평등한 한반도를 준비해 나가겠다"며 "세부적인 정책과제와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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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이날 “정부에 성 인지적 관점이 반영됨으로써 성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2018년에서 2020년까지의 제2기 국가 행동계획에서 통일 외교 국방부의 주요 정책 분야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 여성 참여를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구체적으로 여성들의 참여를 통한 여성 대표성 확대로 가시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례로 올해 가을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여성 참여를 확대해 여성 대표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에 따르면 연구원의 입장은 ‘한반도 평화 체제 이행과정은 여성과 시민사회 참여 등 다자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과 ‘여성 경제인들의 협력을 통해 남북 여성의 평화 공존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중·미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만큼 동북아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여성들이 지난 208년에서 2012년 동북아여성평화회의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형성을 위한 공동결의를 각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향후 회담이 개최될 동안 여성 포럼 등의 개최를 보장하여 여성의 목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김 원장은 이날 ‘북한 개발 협력에 대한 남한 여성들의 참여’에 대해 “첫째는 남한 여성 경제인의 참여”라며 “개성공단의 재개를 비롯해 남북경협에서 여성 경제인, 기업인, 관리자들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협시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여성경제인의 참여가 성 평등한 남북경제 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입장이다.

김 원장은 또 “두 번째로 북한 경제가 새롭게 발전하는데 있어 남한의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들의 희생과 피해가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남한 여성들이 이미 경험해본 영역이라는 점에서 성 인지적 관점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및 북한 개발협력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과 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 초기에 인도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영역의 대북제제가 먼저 해소되어야 하고▲남북 여성 교류에 정부의 지원강화 및 평화체제 형성 과정에서의 정부와 여성시민사회 사이의 거버넌스가 강화 되어야 하며▲ 여성들은 분단체제에서 가장 큰 피해 집단이었다는 인식 아래 평화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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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남북 대결과정에 따라 교류사업이나 행사가 거의 실종되면서 평화 통일을 준비하던 여성의 역할도 대폭 줄었다”며 “여성의 자리는 어디로 갔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 여성교류의 전개와 발전을 위해 여성주의적 평화의식과 평화 감수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북 여성교류협력의 추진과제는 탑다운과 바텀업의 만남이다. 그는 이날 “전반적 남북 평화체제 수립과 실현 과정에 여성교류 협력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되 여성주의 적 의제가 개발 및 추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북 여성단체의 정례적 교류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가 제안한 구체적 사업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 및 ‘남북 경협 참가 여성 노동자의 인권향상을 위한 노력’ 등이다.

김 교수는 또 여성가족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여성 가족부는 남한 내 여성, 청소년, 가족문제 중심기구"라며 “국제 협력 담당관의 역할이 간접적으로는 한반도의 성평등과 여성주의적 평화와 인권 향상을 위해 의제를 설정하고 실천을 촉구하는 역할은 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남북 여성 교류와 한반도 전역에서의 여성주의적 평화의 실천을 주도하기에는 제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가족부에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이는 ‘주도자, 코디네이터, 촉진자’등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특히 초기에는 주도자적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남북여성의 의제를 국회를 포함해 정부차원이나 북한정부 차원에서, 또 국제 사회에서의 교류를 이끌고 여성정치인들을 조직하는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말했다.

또 김교수에 따르면 코디네이터란 여성 단체 및 일반 여성들이 남북 문제나 평화 통일과 관련된 교육 및 관심을 제고하게 할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역할이다.

김 교수는 “여가부가 정부와 남한 내 여성단체들, 남북의 각계각층 여성들을 통합 및 조정해야 한다. 현재 남북관계의 소원하고 적대적인 상황에서 남한 내에서도 여성단체들 간의 교류가 소원해져 있다”며 “ 소통과 이해로 새로운 대화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정부에도 여성주의적 시각의 남북 교류의제와 담론을 정책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여성 단체들이 교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여가부는 촉진자의 역할을 맡아 남북의 사회문화 교류를 위한 논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남북여성 교류를 위한 단체 등이 설립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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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에는 ‘남북회단에 여성문제가 제외되어 있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김 석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여성계는 남북한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1990년 초반부터 방북을 하거나 북한 인사를 제 3국으로 초청하여 모임을 개최하기도 했던 만큼 다양한 그간 교류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당국 차원에서 남북회담을 개최할 때 여성 문제를 논의의 주제로 다루었던 적은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1971년부터 올해 까지 개최된 당국 차원의 남북회담은 전체 658건이다. 이 중 정치 관련된 주제는 265건으로 총 4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인도적 주제가 153회로 23%였고, 경제가 130회 20%, 사회문화가 59회로 9%, 군사관련 주제가 49회로 8% 순이었다.

김 교수는 “여성문제가 남북한 당국간 회담의 주제로 포함이 된 적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여성문제를 포함할 것으로 보이는 사회문화 영역 회담의 주제를 분석한 결과 압도적으로 체육교류였다. 사실상 체육 회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무엇보다 1971년 이후 오늘까지 남북한 당국간 회담 대표단 명단에 여성 인사가 포함된 사례를 찾는 것은 아주 쉽다. 기본적으로 대표단에 참여한 여성이 몇 사람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여가부와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은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앞서 '남북여성교류를 위한 여성평화네트워크'가 발족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YWCA연합회가 참여했다. 여성평화네트워크는 “남북 관계와 남북여성 교류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한 범여성계 조직으로써 출범한다”며 "남북여성 간 교류를 위한 민간 차원의 상시 협의 기구를 마련하고 다양한 민간 교류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남북여성의 상호 이해와 소통을 위한 문화·사회·교육 측면의 교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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