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상조 위원장의 취임 1년을 맞아 간담회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난 1년간 ‘갑을관계’의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과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 위원장은 14일 간담회에서 “갑을관계 개혁으로 가맹·유통·하도급·대리점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도급 분야 전속거래 강요와 경영정보 요구 금지, 가맹 분야 필수 품목 공개 확대의 입법을 마무리하는 등 제도개선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그는 ‘프랜차이즈 갑질’ 등 가맹 분야 및 유통업계의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방지하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 대책 등을 내놨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대리점거래 불공정 관행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취임 후 나름대로 을의 눈물을 닦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민원 접수가 대폭 증가하기도 했지만 개별 민원인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면서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성과를 만드는데 공정위의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벌개혁과 관련해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관행에 대한 자발적 변화를 유도했다"며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 등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지난해 삼성·현대차·SK·LG·롯데 그룹 경영진과 만났고, 올해 5월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과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10대 그룹과 회동했다, 이때마다 그는 기업들에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전체 282개에서 41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의 재벌 규제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조원 상당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고, 한화그룹 경영체계는 이사회 중심으로 개편됐다. 현대중공업·SK·LG·롯데·CJ·LS·태광·대림 등은 구조개편에 들어가고 효성도 이달부터 지주회사 체재로 전환한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정부가 주목하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거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될 필요가 있다"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4촌이나 6촌, 8촌 등의 지분매각이 어렵다면 가능하면 빨리 계열 분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정부가 법률로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가장 주요한 권리인 사적 재산권 침해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기반을 상실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모든 계열사에 대해 공정위가 바로 조사에 착수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전 검토를 거쳐 사익편취나 부당지원에 대해 조사 및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취임 2년 차를 맞이해 ‘공정거래법 개정과 서면 거래 관행을 정착’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이날 공정거래법 개편에 대해 "분과위원회 주최 토론회를 열어 의견 수렴 등 공론화를 진행할 생각"이라며 "특별위원회 논의 결과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토대로 공정위 입장을 정리,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면 거래 관행에 대해서는 “구두 발주와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등 관행은 가장 심각한 법 위반의 징후”라며 "기업 스스로 서면으로 공정하게 진행되는 합리적 관행이 정착되도록 점검해 주길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년 차 계획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도 마무리 단계"라면서 "이후 공정위원장으로 하고 싶은 3년 차 장기 계획을 세워뒀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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