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

최근 우리 사회는 교육의 양극화, 외국인학교의 각종 문제 등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교육 양극화로 인한 학력의 대물림을 막고 교육 소외지역의 아이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은 김 의원을 만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육부문에 대해, 특히 소외지역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큰데 교육의 양극화나 학력의 대물림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가.

“지난 7월 경남 통영에서 초등학생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이 등굣길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피해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야산에 매장한 사건이다. 통영 초등학생의 비극엔 우리 사회 그늘진 소외 학생들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가정과 지역사회, 학교, 정부의 보살핌이 절실한 아이들이 오히려 흉악범죄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이처럼 농어촌 아이들을 보호할 만한 인프라가 절대로 부족하다.

지난 1월에는 전남 여수시 남면 도서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에 승선하고 있던 여고생이 선원으로부터 강제추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여죄 추궁결과 이 선원은 지난 2010년 7월에도 선반에 승선하고 있던 초등학생을 강제 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학생들이 여객선 안에서 겪었을 공포와 분노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통영에서 살해당한 피해학생의 꿈이 선생님이었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교육·보육·치안 세 가지 모두 망가진 상황에서 꿈이 있어도 그 꿈을 이룰 사다리가 부족한 게 농어촌의 현실이다. 농어촌 아이들이 학력경쟁에서 도시 아이들을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이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한명 한명에게 맞춤형 성공루트를 다양하게 뚫어져야한다. 또한 농어촌 아이들에게 장학금이나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 정부는 단기간 지원하고 도움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최종적으로 목표를 이룰 때가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난 국정감사서 ‘교육이 최고의 복지다’라는 제목의 현장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있는데 교육이 최고의 복지가 된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최고의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나는 ‘교육이 최고의 복지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문제, 빈부격차를 고착화시키는 주요인은 교육이다. 교육받은 자와 교육받지 못한 자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그 격차는 고스란히 소득의 차이, 신분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법은 바로 공교육의 개혁과 치밀한 복지를 통해 교육 소외지대에 있는 학생들이 실력을 키워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의 출발점에서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명문사립초․중․고교의 비싼 등록금과 교육양극화 등 여러 문제점들을 제기하신 걸로 아는데 어떤 내용인가.

“재벌가 손자손녀, 유명 연예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유명한 서울 강북의 한 사립초교의 2012년도 지원 경쟁률은 5.3대 1이다. 강북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16대의 스쿨버스 중 8대가 강남으로 다닌다고 하며, 하교 시간에는 학원 차와 고급 승용차들이 인근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사립초교는 정부지원을 받지 않고 학생들에게서 거둔 학비를 재원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입학금, 수업료, 버스비, 급식비 등을 납부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유일의 사립초교 2011학년도 안내문을 살펴보니 입학금, 연간수업료, 버스비, 급식비에 교복, 체육복 등 필수품목과 구두, 실내화 등 선택품목을 모두 구입하면 연간 교육비는 1109만2000원으로 이는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액수였다.

우리나라의 과도한 교육열은 외신에도 보도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사립초교 입학을 위해 복권추첨을 하는 한국 학부모들의 열기를 소개하고 한국은 과도한 교육열이 교육의 획일성을 초래한다며 조롱 섞인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이 사립초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차별화 된 교육시스템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 엘리트 교육코스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입학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입학 장사 등 부정비리도 심각하다. 실제 2010년 서울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38개교 중 학생 모집인원 정원초과 13개교, 입학 전 기부금 조성 유도 8개교, 기부금 횡령 등 1개교, 전입생 입학전형 업무소홀 16개교, 학칙변경 미승인 24개교, 공공기록물 관리부적정 11개교 등이 적발된 바 있다. 소위 말하는 사회 권력층들이 자녀들을 사립초교에 보내 인맥을 형성하고 사회양극화나 대물림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계층 간 울타리가 쳐지는 것을 보면서 많은 학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외국인 학교에 대한 각종 비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된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대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최근 몇 년 사이 조기유학과 기러기 가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기유학 대안으로 부유층을 중심으로 외국인학교가 꼽히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과 3년 이상 해외에 체류했던 주재원 자녀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외국인학교가 불법이 판치는 ‘이름만 외국인학교, 귀족학교’로 전락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49곳 외국인학교 중 9곳이 내국인 제한비율 30%를 넘기면 안 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있다. 또한 외국인 보다 한국인이 많은 ‘이름만 외국인학교’도 12곳이나 된다. 국내 외국인학교 현원은 1만3093명, 내국인은 4058명, 외국인은 9035명으로 외국인학교 재학생 3명 중 1명이 한국인학생이다.

외국인학교의 평균 연간학비는 1618만원으로 대학등록금 평균 670만원보다 2.4배 가량 비싸다. 그러나 정작 교육당국은 등록금 수준이 적정한지, 학비가 제대로 쓰이는지 감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 2009년 제정된 외국어 학교설립·운영에 관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관할 교육청의 지도 감독이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제재 조항이 없고 시행세칙도 마련되지 않은 탓에 실효성이 없다. 이처럼 학비가 비싸다보니 입학하는 한국인 학생들은 최상위 부유층 자제들이다. 말 그대로 ‘귀족학교’가 된 셈이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정입학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9월 인천지검은 자녀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을 위해 브로커에게 건당 5000만원~1억원을 주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수년 동안 살았던 것처럼 여권을 위조한 혐의로 학부모 6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소환대상 학부모 대부분이 전직대통령 아들, 재벌가 며느리, 투자업체 대표, 병원장, 대형로펌 변호사 등 부유층이었다. 이들은 부모 중의 한 사람이 외국국적이거나 해외에 장기 체류했던 주재원 자녀도 입학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악용해 이런 파렴치 행각을 벌인 것이다.

부정입학, 돈이면 뭐든지 해도 괜찮다는 천박한 윤리 의식과 행태는 사회기강 확립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 엄히 처벌해야 한다. 우선 입학심사 기준에 거주기간을 강화하거나, 외국인학교 인허가시 인가정원을 적정규모로 유지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 비싼 학비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회계투명성 확보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향후 행보 및 준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육양극화, 학력의 대물림 등 단순한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법령개정 등 제도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 또 섬지역 등 농어촌 학생들의 교육기회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를 위해 신규교원 임용대기자, 기간제 교사들을 섬마을 등 농어촌 학생들을 위한 전담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지난 11월 교사의 신규채용 시 농어촌 지역에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응시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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