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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일으킨 '비트코인', 대체 뭐길래?... 암호화폐 재조명
조미나 기자 | 승인 2017.12.15 17:47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아빠, 생일선물로 1비트코인만 주세요”, “뭐? 1570만원? 세상에, 1720만원은 큰 돈이란다. 대체 1690만원을 받아서 어디에 쓰려고 그러니?”

이는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비트코인’에 대한 풍자 글로, 시시각각 가격이 변하는 비트코인의 특성을 빗대서 말해 화제가 됐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몇 배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일상을 접어두고 온종일 스마트폰만 보는 사람이라는 뜻의 ‘비트코인 좀비’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최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올해 6월 290만원에서 11월 1200만원으로 폭등했다. 가상통화의 1일 거래금액은 3조원 이상에 이르는 등 그 거래 규모 또한 확대되는 상황이다. 가상통화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100만명 이상으로, 시장유입금액은 수십조 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투기 및 금융시장에서의 악용이 늘어나자, 정부는 규제 의지를 밝히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무규제' 상태의 실물없는 화폐가 국민들의 금융피해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도적 해법 마련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가상화폐 시장과 정부의 의견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급부상한 가상화폐는 무엇?

가상화폐란 지폐나 동전과 같은 실물 없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 공간에서 전자적 형태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 또는 전자화폐라고 한다.

요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비트코인 등은 가상화폐 중 하나인 암호화폐를 가리키는 것으로, 암호를 사용해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거나 거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화폐다. 암호화폐 종류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클래식, 리플, 모네로, 제트캐시, 퀀텀, 비트코인 골드 등이 있다.

이 중 대표적으로 알려진 비트코인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고용량 D램 메모리를 결합해 복잡한 연산문제를 풀면 만들 수 있다. 이를 광산에서 금맥을 찾는 것에 비유해 채굴(min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트코인의 개발자는 코인의 발행 가능 수를 2100만개로 제한해 설계했는데, 문제를 풀기 위한 연산장치로 그래픽카드가 주로 사용되면서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통화 공급량이 줄어들어 2140년에 통화량 증가가 멈추게 돼있다. 현재 대략 약 1700만~1900만개의 비트코인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비트코인, 유명세와 더불어 ‘부작용’도 대두

2009년 일본인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발명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화폐의 등장이라는 점을 두고 IT업계 및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지만, 화폐로서의 통용 차원으로는 확대되지 못했다. 암호화폐의 원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한국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최근 ‘투자가치가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원금의 9배를 벌었다’, ‘지금 들어가면 무조건 두 배는 벌 수 있다’ 등의 소문이 잇따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트코인을 통해 암호화폐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관심만큼 부작용도 잇따랐다. 암호화폐의 특성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한 고등학생이 비트코인과 관련 루머를 퍼뜨려,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학생은 지난 12월 10일 BTP 공식 트위터에 ‘기술적 오류로 하드포크(기존 가상화폐의 문제점을 개선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연기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투자자들은 동요했고,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소문이었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40% 가량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IP 추적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결과 글쓴이가 18살의 고등학생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됐다.

이와 더불어 마약거래에 비트코인을 악용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지난 12월 12일 수원지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필로폰을 판매한 조직은 올해 7월 구매자로 위장한 검찰 수사관에게 마약 대금으로 비트코인을 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외국에서 비트코인을 산 후 국내로 보내 원화로 바꾸는 ‘비트코인 환치기’ 범죄도 생겨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문 환치기 사범들이 개입하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가 발생해, 국부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JTBC '썰전' 방송화면 캡쳐>

전문가들, 암호화폐 ‘화폐적 기능’ 우려하기도

이를 두고 암호화폐가 안착화되기 전의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의견과 함께, 화폐의 본질적 기능에 대해 회의감을 가진 시각들도 적지 않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열풍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며 현 상황을 “근거가 전혀 없는 가격 폭등”이라 지칭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당장 내일 5만달러로 치솟거나 5달러로 추락해도 놀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가상화폐 본질은 이해하나 가격 변동성은 과거 어떤 버블보다 극심하다”고 전했다.

호주 중앙은행장 필립 로 은행장 또한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는 것은 각자가 알아서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의 대가는 엄청날 것"이라며 가격이 하루에 20% 등락하는 것을 지불 수단으로 쓰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시민 작가 또한 지난 12월 7일 JTBC 방송 ‘썰전’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방송에서 유 작가는 “화폐의 기본적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으로, 화폐의 가치가 요동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화폐들도 투기의 대상이 되지만 그 투기 때문에 급등락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일상적으로 한 시간 안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정도의 가격변동이 일어나는 투기대상으로, 화폐의 기능을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의 국민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비트코인이 전 세계를 점령해서 각 정부의 통화조절기능이 사라진다면 누구한테 좋은 것인가? 투기꾼한테만 좋다”며 “그래서 언젠가는 비트코인에 대해서 유사한 가상화폐에 대해서 각국 정부와 주권국가들이 법적으로 금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브레이크 없는 비트코인, 정부 규제 나서

화폐가치가 보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투기수단으로 악용되자, 정부는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12월 4일 ‘가상통화 대책 TF’를 발족하고, 가상통화 거래를 엄정 규제하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TF팀은 주관부처인 법무부를 주축으로 법무실장과 정책기획단, 형사법제과, 상사법무과, 형사기획과 등으로 구성됐다.

금융당국은 현금으로 지급이 보증되는 합법적인 전자화폐와 그렇지 않은 가상통화 간 구분을 짓고, 가상통화에 대한 엄정 대처 계획을 밝혔다.

블록체인이 뛰어난 암호화 기술로 안전성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기술은 가상통화의 안전한 거래를 보증할 뿐 가상통화 자체의 가치를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거래되는 가상통화는 현금으로 지급이 보증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액 표시가 없다는 이유 또한 근거로 제시됐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국무조정실 주재로 긴급차관회의를 열고 ‘가상화폐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은행의 이용자 본인 확인 의무를 부가하고, 미성년자와 비거주자의 계좌개설 및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 금융기관의 경우 가상통화 보유, 매입, 담보취득, 지분투자를 금지한다.

가상통화 거래소 또한 일정 요건을 갖춰야 운영이 가능하다. 거래소는 △고객자산의 별도 예치 △설명의무 이행 △이용자 실명확인 △암호키 분산보관 △가상통화 매도매수 호가 △주문량 공개 의무화 등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이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히자, 시중은행들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계좌폐쇄에 나섰으며, 거래소들도 자율 규제안 마련에 나섰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12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호화페 거래소의 자율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번 자율규제안은 정부의 가상통화 태스크포스의 권고와 은행권의 검토의견이 반영됐다.

자율 규제안에는 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예치금을 100% 금융기관에 맡기고, 암호화폐 예치금에 대해서는 네트워크와 분리된 오프라인에 보관하는 ‘콜드월렛’ 규모를 70% 이상으로 의무화했다. 또한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2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한다.

내년부터는 가상화폐 이용자는 은행의 본인확인을 거친 1개의 계좌로만 거래 자금을 입·출금할 수 있다. 이에는 국민·신한·IBK기업·KEB하나·NH농협·광주은행 등 시중은행 6곳이 참여한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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