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오리온이 지난 11월 15일 유상 증자를 단행한 결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이 과거 30%에서 60%로 훌쩍 뛰었다.

오리온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오리온 주식을 오리온홀딩스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주식 공개배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현금을 전혀 들이지 않았다.

이화경 부회장과 담철곤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공개 매수에 참여해 가지고 있던 오리온 주식 20.49%를 오리온홀딩스 신주로 교환하게 됐다.

오리온홀딩스는 계열사인 오리온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 매수에 나섰다. 지난 6월 제과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오리온으로 나누면서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지분율을 확대해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목적이었다. 당시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지분 12.08%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11월 15일 최대 주주인 이화경 부회장과 2대 주주인 담철곤 회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한 결과 오리온홀딩스 지분율 등 오너 일가는 공개매수에 참여해 가지고 있던 오리온 주식 20.49%를 오리온홀딩스 신주로 교환하게 됐다.

그 결과 오너 일가의 오리온 지분율은 28.36%에서 7.93%로 줄었지만 주력 계열사인 오리온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됐다.

최대주주인 이화경 부회장의 주식은 과거 14.57%에서 32.6%로 껑충 뛰었다. 또 2대 주주인 담철곤 회장의 지분율도 3분기까지 12.83%였던 것이 공개매수 참여 이수 28.73%가 됐다.

이들 부부의 장녀인 경선씨와 장남 서원씨의 지분율 역시 각각 0.53%에서 1.22%로 늘어났다. 이들 오너 일가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3분기말 기준 28.46%에서 63.8%로 급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시장에서 공개매수하는 방식이다. 지주사 요건 충족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월 26일 오리온홀딩스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정관을 바꿨다. 이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의 신주발행 가능 수량이 총 발행 주식수의 30% 이내로 제한돼 있던 것을 무제한으로 바꾸었다.

다음날인 27일 오리온 홀딩스는 발행주식 총수의 2배가 넘는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해 오리온 주식 1000만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리온 주주만 오리온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신주발행 수량은 4209만3236주로 현금가 1조원에 달한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제과사업부문은 오리온(가칭)으로 재상장하고 투자사업부문은 오리온홀딩스(가칭)으로 변경 상장해 지주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분할비율은 0.34%대 0.66%로 보통주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오리온의 지주사 전환 목적이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주사로 전환하는 작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데다 추후 승계 작업까지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사업회사에 대한 의결권이 있는 지분으로 전환된다. 자사주 관련법은 올해 개정을 앞두고 있어 오리온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해 자사주에 대해 분할된 신설사의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이 발의됐다. 또 인적분할 시 보유한 자사주에 대해 분할 신설사의 신주를 배정받는 경우 신주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다. 이 법은 자사주를 활용함으로써 대주주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를 방지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기존 그룹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추진시 부담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려는 움직임들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내년 7월부터 지주회사 자산 충족요건은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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