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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직업, 여행 드로잉 일러스트레이터와의 만남
김경일 기자 | 승인 2017.11.16 16:51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김희민의 그림은 세련되고 따뜻하다. 그녀의 그림에서는 우리네 흔한 도시와 골목이, 낯선 이국처럼 근사하게 그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여행지에서 마주쳤던 아름다운 도시의 이야기들이, 그녀만의 시선으로 스케치북에 펼쳐진다.

바닷가 언덕위 낡은 집부터 도시의 소위 핫플레이스의 아기자기한 상점들, 그리고 무언가 이야기를 지닌 매력적인 사람들이 늘 등장한다.

여행 드로잉이란 주제로 경력단절을 극복하며 당당히 사회복귀한 스토리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분야에 대해 알아보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희민을 만나 보았다.

김희민 작가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듯 보였다. 그녀의 그림속에서 마주친 사람들처럼 차분하고 반갑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김희민이다. 다양한 출판물에 들어가는 일러스트, 최근에는 시사주간지에 여행 드로잉을 연재하고 있고, 작업실에서 진행하는 드로잉 수업과 외부 강의 등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뒤늦게 일을 시작한 것 같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원래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졸업후에도 꾸준히 취미활동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가끔 비슷한 취미를 지닌 사람들과 그룹전을 열기도 하곤 했었는데, 그리는 순간은 행복했지만 순수미술이 주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혼자만 행복한 느낌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듯이 나는 그림으로 세상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의 그림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길 바랬고, 내 그림을 본 그들의 이야기가 또 궁금했다. 늘 캔버스를 짜고 소위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풍경을 아크릴물감이나 수채화로 그리는 전통적인 그림 방식(개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스케치북 한 권과 연필 한자루만 들고라도 가볍게 나의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서두가 길었지만, 일기 쓰듯 시작된 소소한 나의 드로잉을 SNS에 올리면서 자연스레 내 그림을 기다리는 팬들도 생겨나고 첫번째 일 의뢰가 그렇게 SNS를 통해 들어오게 되었다.

소위 말해 경력이 단절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접목시켜 결과물로 도출하는 중이다."

-작업을 할 때 소재나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나와 관련된 혹은 주변의 모든 것 들에서 영감을 얻고 내 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가령 여행을 떠났다면 공항의 분주한 모습부터 활주로의 비행기, 여행지에서 마주한 사람들, 아름다운 건축물 혹은 그 뒤에 숨은 허름한 골목, 한여름 내가 마신 아이스라떼 한잔도 소재가 되고, 요즘 같이 여행을 떠나지 못할 때는 작업실 책상 맞은 편에 앉은 학생 혹은 그림 그리는 그의 손이 나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여행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면 여행을 자주 떠나는 듯 한데 잡지에 연재하고 있는 여행 드로잉의 장소는 전부 다녀온 곳인가

"내가 가지 않고 그리는 곳은 거의 없다. 물론 요새는 인터넷 등을 통해 왠만한 여행지는 쉽게 자료를 구할 수 있긴 하지만 사진은 이미 찍은 사람의 눈으로 본 그 만의 해석이 들어있기때문에 나는 사진을 찍는 순간부터 내 작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현장 드로잉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방문한 곳을 그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렇다면 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어떤 순간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 지는가

"잡지에 연재하는 여행 드로잉의 경우에는 평소 여행을 다니다가 글이나 사진으로 남겨두었던 이야기들을 토대로 그림을 그리고, 의뢰 받아 하는 일의 경우에는 일을 주시는 분의 의견을 수렴해서 서로 조율하며 시안을 주고 받기도 하면서 일을 진행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아지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기 보다는 평소에 마주하는 대부분의 것 들에서 문득 영감을 얻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그대로 나의 작업에 반영되고, 다시 나의 작업물을 보고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잡지를 보니 글도 직접 쓰시는 것 같던데

"원래 나는 말주변이 없고 글도 잘 쓸 줄 모른다. 그래서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이 컸는데, 아무튼 SNS에 일기처럼 써내려 간 그림이야기를 편집장님이 잡지에도 그림 옆에 짧으나마 나의 글이 있기를 제안하셨다. 시사잡지이다 보니 잡지의 분위기와 영 어울리지 않는 글은 편집장님이 수정해 주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의 이야기를 서툴지만 직접 꾸역꾸역 써 나가고 있다."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팁이라거나 노하우가 있는가?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손은 내 눈이 본 것을 따라서 그리기만 하면 된다. 항상 자신의 기호만을 쫓기 보다는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난 어떤 사람인지 등등 나와 내 주변에 애정을 갖고, 특히 나의 내면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그림을 오래 그리고 잘 그릴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선 그림일기를 쓰고 그려보라고 늘 권한다. 나 역시도 본격적으로 다시 그림을 시작할 때 일러스트레이터 munge(박상희) class 에서 그렇게 배웠고, 그림이 좋긴 한데 뭔가 겉돌기만 하고 스스로 마음이 힘들었을 때 그림일기를 써보라는 그분의 제안이 정말 큰 힘이 되고, 그렇게 나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저 기술 습득이 아니고 무엇보다 나를 아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작업실이 근사하다. 이 곳에서 수강생들과 수업도 진행한다고 들었다. 수업하면서 에피소드 등이 궁금하다.

"외부에서 강의를 요청 받아 할 때도 그렇고 작업실에서 수업할 때도 늘 느끼는 부분인데, 참 다양한 분들이 그림을 사랑하시는 것 같다.

특히 그분들의 직업이 재미있는데 내 수업에 오시는 분 중에는 사춘기 학생도 있고, 이제 막 육아에서 벗어난 주부도 있고, 약사, 독립출판사 편집장님, 작가,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 로스쿨 나와 법원으로 출근하시는 분도 계시고, 회사를 다니시다가 그림이 좋아서 일을 그만두신 분, 군인, 디자이너..등등 평소 내주변에서 만나지 못했던 여러 직업군들을 보게 된다. 가까이서 뵙고 이야기 나누나 보면 직업과 관련한 생소한 그분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즐겁다. 작업실에서 하는 수업은 대부분 일대일 개인지도여서 매일 그분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는 세상 이야기가 내게는 언제나 신선한 자극이 된다."

-본인의 꿈은 무엇인가?

"7살때부터 나의 꿈은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은 한번도 변함이 없었고, 현재 그림 그리며 사는 삶을 살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는 것은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 나가면서 다양한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세상이 원하는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일이 무엇이 될 지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오늘을 열심히 살면 상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본인 처럼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일을 갖고자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의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인데 ‘너의 오늘이 너의 내일이다’. 어법에 맞지 않는 말 같지만, 너희가 지금 시간을 쏟아 하고 있는 그 일이 너희의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만약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리라고 말하고 싶다. 하루가 쌓여서 그 사람의 한달, 1년이 될 것이고, 그렇게 누구든 꿈을 이뤄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나의 가족은 언제나 내 꿈과 일의 지지자들이다. 아이들이 어렸 을 때는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미친듯이 사랑해 주었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나의 마음과 시간들을 알기 때문에, 지금 바쁘고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은 엄마를 이해해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대부분의 일들을 스스로 잘 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다

"지난 1년간 잡지에 연재한 여행 드로잉을 묶어서 책을 내려고 한다. 다양한 여행지들을 다녀 왔는데 우선 인트로 북부터 만들고, 여행지별로 차례로 내 볼 생각이다. 물론 나의 첫 책은 독립출판물이 될 것이다. 곧 아름다운 서점에 놓여질 나의 책을 기대 해도 좋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요즘 트렌디 한 직업군으로 일러스트 페어에 가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직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디자인영역에서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사회복귀를 한 김희민 작가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김경일 기자  image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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