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권오준 체제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회장이 교체돼 왔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로 전환된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되는 잔혹사를 겪어왔다.

고 박태준 회장이 물러난 이후 황경로 회장, 정명식 회장이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뒤를 이은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권에서는 임기를 채웠지만 김대중 정부로 이어지면서 중도 사퇴했다. 유상부 회장은 1996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물러났다. 이어 이구택 회장은 2003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중도 사퇴했다. 정준양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09년에 중도 사퇴했다

2014년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사업구조 혁신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체제 공고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철강 제품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호실적으로 기록하고 있어 무디스도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권오준 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화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5조3651억원, 영업이익 1조125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은 실적악화로 인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지금도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팎으로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수익성 제고를 위한 활동을 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초기 전임 회장이 벌여놓은 사업확장 사업을 정리하고 철강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에 주력했다. 지난 2015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던 포스코는 이후 구조조정 목표 149건을 설정하고 지난해에는 98건의 구조조정을 달성했다. 그 결과 포스코의 별도 부채비율을 16.9%까지 끌어내렸다.

이 같은 자구노력 끝에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고 올 3분기 역시 영업이익 1조를 무난히 달성했다.

회사 측은 국내외 철강 부문 실적 개선과 함께 에너지, ICT 부문 등 비철강 부문 계열사의 고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0.6%의 매출 증가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15%, 순이익은 7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탁기 외에 청소기와 반도체, 화학, 섬유, 철강 제품 등도 ITC로부터 덤핑 판정을 받았거나 조사 중에 있는 등 미국의 통상압력이 전 방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철강 부문도 예외일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최종 철강 제품 가격 대비 원료 가격 차를 1조2000억원 가량 줄였다.

과거 포스코는 일본 등 보다 저렴한 소위 저가의 철강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것은 중국, 인도 등 국가들과 비교할 때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수순이므로 포스코는 최근 프리미엄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고부가가치의 고객 맞춤형 제품 생산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를 이어온 결과 이번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의 라인업은 중국 철강 제품의 3분기 가격 인상과 맞물려 4분기에는 최대한 가격 인상이 예상되어 3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기가 스틸을 통해 자동차 경량화를 이룰 수 있는 차세대 강판으로 도전장을 냈다. 기가스틸은 외부 충격을 잘 흡수하고 버티는 힘을 나타내는 인장강도가 980MPa 이상인 강판이다.

포스코는 지난 31일 인천송도 포스코 글로벌 R&D 센터에서 글로벌 전기차 소재 포럼 2017을 열고 국내와 150여개 전기차 소재 고객사 3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의 전기차 관련 사업 추진 현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전기차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전기차 차체 뿐 아니라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도 공략할 계획이다.
 
한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부터 연임까지 잡음이 많았다. 2014년 1얼 회장 선임에서도 최순실 씨와 관련한 정경 유착 꼬리표가 붙었고 그로 인해 올초 회장 연임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호실적은 무엇보다 지난 4년간 추진해온 회사 단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성과와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