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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모두 안전” 식약처 발표에도 소비자 불안 여전
서유리 기자 | 승인 2017.10.19 15:31
사진과 본 기사와는 큰 관련 없음.

 

여성환경연대, 식약처 생리대 안전 결론 성급하다 지적
검출량 없던 생리대, “검출됐다” 번복…소비자 불신 커져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리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왔음에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들이 호소한 부작용이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 유기화합물 때문인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10종의 유기화합물 조사를 마친 뒤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자체가 미흡하게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 유통 중인 생리대에 존재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디클로로메탄, 핵산, 클로로포름, 벤젠, 트리클로에틸렌, 톨루엔, 테트라 클로로 에틸렌, 에틸벤젠, 스티렌, 자밀렌)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해평가를 한 결과, VOCs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는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총 84종의 VOCs 중 생식독성, 발암성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10종의 VOCs를 우선 전수조사 한 것으로,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분석·위해평가·소통전문가로 구성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와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검증 절차를 거쳤다.

전수조사 및 위해평가 결과, 생리대·팬티라이너에서 검출된 VOCs의 종류와 양은 차이가 있었으나 국내유통(제조·수입)과 해외직구제품, 첨가된 향의 유·무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즉 모두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생리대 안전검증위원회는 위해평가 결과 현재 국민들이 사용하는 생리대는 안전성 측면에서 위해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없었다고 판단했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분석 및 위해평가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시중 유통 중인 생리대뿐만 아니라 기저귀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모든 성분에 대한 위해평가 결과를 종합해서 발표해야 하겠지만 이 경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위해성이 높은 성분부터 평가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며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여성위생용품 전반을 점검해 여성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종 시험 결과만을 토대로 안전하다 내린 결론, 이르다”

식약처의 발표 이후 화학물질이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는 정도의 양을 말하는 ‘독성참고치’ 일부가 소비자들이 호소해온 부작용과 직접 연관이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기준이 없어 불가피하게 간 등의 독성 영향만 반영했다면 안전하다는 결론은 성급한 것일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성환경연대는 국내에 판매되는 생리대에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식약처의 발표에 대해 “10종의 시험 결과만을 토대로 안전하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성급하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성명을 통해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유독 물질에 대한 정부의 확대 조사를 요구하며 안전한 제조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여성환경연대는 “대상 항목이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 유해화학물질 전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해외보고서에 따르면 유기화합물 말고도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퓨란, 잔류 농약,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프탈레이트, 향료의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고 한다. 생리대 조사가 좀 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를 주장하는 수천 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역학조사에 젠더 전문가 도 포함돼야 한다며, 식약처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환경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정부에 생리대 관련 유해물질 모두 조사 및 안전한 생리대 제조기준 마련과 규제 강화, 당리당략 아닌 여성건강 최우선으로 한 국정감사 진행, 기업의 소비자 안전 위한 책임과 정보 공개,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등을 요구했다.

불검출 일부 생리대, ‘게재 오류’로 결과 번복

그런 가운데 식약처가 지난 10일 발표한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 중 일부 제품 검출양이 오류 게재됐다며 결과를 번복하자 조사 방법 및 결과 발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전수조사결과 화학물질 불검출로 발표했던 생리대 일부 제품 전수조사 결과가 입력 오류로 인해 VOCs가 검출된 일부 생리대를 ‘불검출’로 게재했다며 “동일 업체의 유사 제품 간 결과 값이 잘못 기재된 것임을 확인하고 발표당일 결과 값 오류를 확인한 즉시 관련내용을 수정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발표된 식약처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는 에리에르인터내셔널코리아 ‘엘리스크리닉스날개형슈퍼롱오버나이트’와 헬코스메디칼연구소 ‘오레이디오가닉코튼새니터리패드(대형)’에서 10종의 VOCs가 모두 불검출로 표시됐다.

하지만 해명자료를 통해 ‘엘리스크리닉스날개형슈퍼롱오버나이트’는 위해물질인 에틸벤젠 0.419, 스티렌 3.836, 자밀렌 0.741 ‘검출’로 결과가 번복됐다.

오레이디오가닉코튼새니터리패드(대형) 역시 에틸벤젠 0.089, 자밀렌 0.172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출 수치가 달라진 제품도 있었다. 에리에르인터내셔널코리아 ‘엘리스초안심날개형슈퍼롱오버나이트’ 제품은 기존 에틸벤젠 0.419에서 0.483, 스티렌 3.836에서 3.932, 자밀렌 0.743에서 0.926으로 변경됐다. 오레이디오가닉코튼새니터리패드(중형)도 검출 전 클로로포름, 벤젠 불검출, 에틸벤젠 0.089 검출, 자밀렌 0.172 검출에서 클로로포롬 0.143, 벤젠 0.125, 에틸벤젠 0.082, 자밀렌 0.271로 바뀌었다.

식약처는 “수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실제 소비자 A씨는 “생리대 전수조자 발표가 나자마자 수치를 꼼꼼히 확인한 후 생리대를 구입했다”며 “그런데 오류로 인해 결과가 뒤집히고 나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B씨도 “식약처는 ‘단순 오류’였다고 참 편하게 말하는 것 같다”며 “단순히 검출량이 바뀐 게 아니라 불검출 제품이 검출됐다고 바뀌는 마당에 다른 결과는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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