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직접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친 바 있는 정진후 의원은 당시 재직 중이던 사립학교 재단의 문제점을 깨닫고 참교육을 위한 힘겨운 여정을 시작했다. 한 명의 신출내기 교사에서 이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정 의원은 올바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이 시대 우리 아이들이 입시경쟁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교육계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신입생 미달 등으로 위기에 빠진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에서 자율형사립고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교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모두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제2의 외고’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자율형사립고의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입학금+수업료)은 2012년 기준 평균 383만979원이다. 연간 등록금이 400만원 이상인 학교가 50개교 중 33개에 달한다. 등록금 뿐 아니라 기숙사 및 급식비,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합한 학생 1인당 교육비(2011학년도 세출예산 기준)로 계산하면 민족사관고가 2240만원으로 가장 높으며, 가장 적은 학교 역시 500만원에 달해 말 그대로 ‘귀족학교’다.

게다가 자율형사립고는 대학입시에 유리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값비싼 입시전문학원으로서 위상을 공고히하려 애쓰고 있지만, 기존의 일반고나 특목고와의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고 비정규직 교원이 늘어나는 등 구호적, 형식적인 교육비전을 제시해 학부모와 학생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율형사립고는 몇 몇 유명학교를 제외하곤 대부분 정원 미달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학업 포기자도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과부는 2010년 대거 신입생 미달지원 사태 이후, 매 학년도 3월 1일을 기준으로 신입생 모집정원의 60% 이상을 충원하지 못했을 때는 학교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로 인해 서울 용문고의 경우 2011년 7억, 2012년 17억원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당초 자율형사립고는 학생 납입금을 시·도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되 재정 결함 보조금은 지급하지 않는 대신 이러한 교육재정 절감을 통해 다른 낙후지역과 저소득층 학생지원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결국 자율형사립고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데, 여전히 정부는 자율형사립고에 학비나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권을 대폭 줘서 입시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특혜만 주고 있어 자율형사립고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포스코 등에서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추진 중인데 특혜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기업에서 학교를 설립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경제적 이익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기업의 생리상 학교 설립 역시 계산이 있을 터다. 겉으로는 기업 내 직원들의 복지혜택을 위한 사업 같지만 그게 전부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부에서 채결한 MOU 협약서를 보면 ‘교과부·기업·교육청은 협약을 통해 자율형사립고의 우수 모델을 창출․확산하고 교육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문화를 조성함으로써 고교교육 전체의 역량 강화와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고 그 목적을 밝히고 있다.

현재 기업에서 설립한 자율형사립고로 하나고등학교가 있다. 그들이 말하는 우수 모델이란 하나고와 같이 주로 입시경쟁에서만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학교가 아닐까.

학교교육은 공적 영역이다. 이것을 사적 영역으로 여기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골몰한다면 교육은 계급적으로 재편성되고 부정부패 문제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현재 외고와 같은 귀족학교와 부패한 사립학교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학교교육은 근본적으로 사적 영역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공공의 가치를 중심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부실한 외부감사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사립대학들의 편법 운영 및 비리를 막기 위한 방안은.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입학정원이 1000명 이상인 대학․산업대학 등에 대해 대학재정의 합리적인 운용과 회계의 신뢰성 및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교법인과 독립된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에 의해 ‘외부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외부감사는 내부감사의 신분상 한계로 야기될 수 있는 객관성, 독립성 유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지난 2011년의 경우 교과부가 실시한 사립대학 회계감사 중 외부감사 대상 대학은 모두 10개교였고 이들 대학은 모두 법인회계․교비회계에 대한 지적사항이 있었으나 이들 대학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외부감사에서는 한성대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적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부감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대학재정의 합리적인 운용과 회계의 신뢰성 및 투명성을 보장하는 장치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립대학의 외부감사에서는 대학들이 법정기준을 위반한 내용조차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외부감사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매년 제기되고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외부감사의 감사목적, 감사기준, 감사대상, 감사인의 처벌 등을 법령 또는 규정으로 명문화해 외부감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하고 교과부가 외부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점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외부감사를 허술히 하거나 허위보고 등의 중대한 과오를 범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타 대학의 감사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반해 대학들의 협조는 아직 미비한 실정인데 이를 실현할 방법은 있는가. 또 반값등록금 5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반값등록금 관련법은 지난 19대 선거당시 야권연대에서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한 내용이나 현재까지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반값등록금 법안은 단순히 대학들에게 등록금 부담을 떠안으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고등교육재정을 늘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높이자는 것이며, 현재 대학생들이 높은 등록금에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의 등록금 사태의 비극은 정부가 고등교육재정 확대를 외면하는 데서 출발한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재정지원이 OECD평균 70%에 반해 우리나라는 26.1%에 불과하다는 것은 결국 등록금 문제의 원인이 정부의 부족한 재정지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재정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붇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 역시 일리는 있다. 반값등록금은 고등교육 재정 확보만이 아닌 대학이 등록금 기준액을 지키도록 해야 실효성을 볼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등록금 상한선을 분명히 해야 등록금이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을 막을 수 있으며 대학 운영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사립대학 재정에 대한 관리․감독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내가 발의한 반값등록금 관련 법안은 이러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등교육분야에도 교부금을 신설하고 교과부장관 소속으로 교부금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해 등록금기준액을 초과한 학교나 적립금을 목적에 맞지 않게 적립하거나 사용한 학교, 비리학교 등에는 교부금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 물가상승률의 1.5배로 돼있는 등록금인상률상한제를 전국가구 가구당 월평균 소득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등록금기준액을 정하고, 각 대학이 등록금기준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등록금액 상한제로 강화했다.”

-앞으로 활동 방향이나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육은 단칼에 개혁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행정부나 입법부에서 무조건 갈 길을 정한다고 현장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고려해야 할 이해관계자도 너무 많다.

반면 교육은 가치와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180도 방향전환이 가능한 분야기도 하다. 정부의 의지에 따라 현 정부가 ‘그들만의 리그’로 재편해놓은 교육을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바꿀 수 있다.

즉,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을 고려해 방향을 바르게 설정한다면 교육개혁은 가능한 것이다. 앞으로 활동방향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 일환으로 지금까지 일제고사 폐지, 고교무상교육 등 여러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법안들 역시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차단하기 위한 것부터 학내 민주화까지 교육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들이다. 고등교육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반값등록금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발의해놓은 반값등록금 관련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등의 국회통과를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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