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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금융인 유리천장 여전히 공고해여성금융인 국제컨퍼런스 개최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9.15 17:42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금융인들이 여성 경제인의 경제활동 참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여성금융인 국제컨퍼런스는 ‘여성이 경제를 살린다-유리천장의 한계를 넘어서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이낙연 국무총리는 “경제계가 최상의 의사결정을 하려면 여성의 동참이 절실하다”며 “뿐만 아니라 사회의 취업률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여성의 참여 확대가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대한민국에는 ‘남존여비’라는 뿌리 깊은 전통이 수백 년 동안 이어졌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에서도 여성들의 진출이 여러 분야에서 눈부시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계, 특히 금융계는 여성의 진출이 아직도 부진하다”며 “세상의 흐름에 가장 민감한 금융계가 여성 진출의 확대라는 세계적 흐름에 둔감한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여성금융인이 지혜롭고 용맹하게 금융계의 유리천장을 깨뜨려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또 “저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남존여비가 뿌리 깊었던 지난 수백 년 동안에도 가정 내 금융은 여성들이 주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이날 기조연설을 위해 첨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감사를 표시하면서 “국제 금융계는 물론 여성계에 커다란 업적을 쌓아 가는 총재님의 한국방문이 대한민국의 여성금융인은 물론 모든 여성들께 귀중한 영감을 드릴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또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한다. 이제 리더는 군림보다 소통, 명령보다 공감의 역량을 요구받게 됐다”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바로 그러한 리더십을 실천하고 계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한국에, 특히 한국 금융계에 제2, 제3의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감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국가경제 살리는 해결책”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국가 경제를 살리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의 경제적 대표성과 영향력을 강화하려면 성공적으로 구축된 한국의 법·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가사·양육·돌봄을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부담할 성평등 문화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여성들은 그간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지만 수많은 장애물과 편견에 가로막혀 제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58% 수준으로 OECD 35개국 중 하위권이며 한국의 남녀임금격차는 OECD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부동의 1위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37% 더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

여성의 일자리 중 40%가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겪는 비정규직이다. ‘유리천장지수’는 5년째 OECD 29개국 중 꼴찌다. 올해 30대 그룹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은 37명(2.4%)에 불과하다.

라가르드 총재는 1조 달러를 주무르는 세계 금융계의 큰손이지만 자신 역시 유리천장의 현실에 부딪친 경험을 갖고 있다고도 전했다.

젊은 시절 로펌 파트너였을 때 자격요건을 갖췄음에도 커피를 타야 했다. 따라서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경우가 아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981년 미국 소재 세계적 로펌인 ‘베이커 앤 매킨지’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해 1999년에 로펌 최초의 여성 대표가 됐다.

그는 멘토의 중요성에 대해 “나에게는 멘토가 있었다.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를 알려줬다”며 “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선 안 되며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은 진정한 멘토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도 여성의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며 “육체와 영혼이 함께 있는 것처럼 남성과 여성도 조화롭게 협력해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문학교사였던 어머니를 꼽았다.

“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38세에 돌아가신 뒤 어려운 인생을 살았다. 혼자 아이를 키웠고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 남자들이 하는 일을 시도해야 했다. 그런 도전 정신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그는 10대 시절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프랑스 국가대표를 지낸 때를 떠올렸다.  “당시 감독의 말처럼 저는 어려울 땐 멘토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악물되 미소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여러분도 그렇게 꿋꿋이 걸어가라"며 여성 금융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의 경력단절 문제에 주목하면서 “결혼·출산·육아 등으로 30대부터 여성 고용률이 뚝 떨어지는 한국 특유의 ‘M 커브’ 현상은 심각한 문제다. 직장에서 가장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래야 할 시기에 여성들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가 한국 경제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성장 동력을 회복할 열쇠라고 강조했다. 향후 5년간 한국 경제활동인구는 해마다 10만 명씩 줄어 0.2%P씩 감소할 전망이므로 더 많은 여성이 일할 수 없다면 이 위기를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이다.

IMF가 유럽 34개국의 200만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존재하는 기업은 총자산이익률(ROA)을 8~13bp(1bp=0.01%P)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선진국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인도 등 최근 많은 나라들이 공공·민간부문 여성 임원 비율을 30~40%까지 높이는 여성임원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도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의 새일센터 등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통한 여성 일자리 확대 정책 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법제도는 세계 국가들과 비교해도 선진적인 편이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여성에게만 커피 대접을 시키고 여성이 출산·육아 때문에 동료의 눈치를 보게 하거나 여성은 고위직에 맞지 않다고 여기는 무의식적 젠더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성 임파워먼트의 요소로는 ‘3L’을 강조했다. 여성들은 더 많은 교육(Learning) 기회, 노동(Labor) 시장에 진출해 재능을 발휘할 기회, 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해 리더십(Leadership)을 보일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응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태극기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양의 조화, 즉 여성과 남성이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할 때 조화롭게 발전하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여성 리더가 한국 경제를 더욱 다양하고 발전적인 모습으로 바꾸길 기대한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IMF는 성평등과 지속 가능 발전을 목표로 늘 여러분의 노력을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 "여성 금융인 임원 비율 2%에 불과"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지난 14년간 유리천장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금을 그었지만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면서 “여성들의 활성을 살리지 않으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 여성진입률이 50% 육박하지만 중간관리자로 가면 확연히 줄어 여성 임원 비율이 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여성 인재가 나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여성을 살리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내년에는 주제를 좀 더 넓혀서 다양성-포용성(D&I)쪽으로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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