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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지난 16일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괴산댐은 오전 7시에 2개의 수문을 열었으나 수위가 내려가지 않자 낮 12시에는 댐 수문 7개 모두를 최대한 개방했다. 이와 관련 괴산댐의 위기관리 조치는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았다.
근무자를 소집하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으며 댐 수위 자동측정장치는 고장이 났다. 댐 붕괴 위기대응 주의단계가 발령됐지만 주민들에게도 전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피해현황을 집계하고 있는 괴산군은 괴산댐 방류로 인삼, 고추, 옥수수, 벼 등 330ha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인삼이 70ha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인삼은 장기재배 작물로 한번 피해를 입으면 타 작물보다 피해액이 훨씬 크다.
정응태 괴산인삼생산자협의회장은 “괴산댐의 수위조절 실패로 인근지역 인삼농가의 피해가 많다”며 “벼는 피해를 입어도 물이 빠져 나가면 큰 문제가 없으나 인삼은 물에 한번 잠기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몇 년 동안 정성을 쏟아 재배한 인삼밭이 망가져 앞이 막막하다”며 “괴산댐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조속히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회장은 또한 “물에 잠겨 생육이 곤란한 3∼5년근은 조기수확을 해 도매상이나 가공공장에 저가로 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괴산댐의 홍수조절 실패로 인해 20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수력발전소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김모(59) 소장이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직원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괴산댐을 관리하고 있는 괴산수력발전소는 지난 주말 집중호우 때 홍수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괴산댐은 댐으로 물이 흘러 들어오는 면적(유역면적)이 671km2로써 우리나라 최대 댐인 소양강댐 유역면적(2703km2) 대비 약 1/4 수준으로 상당히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괴산댐의 저수용량은 1500만톤으로 소양강댐(29억톤)의 약 1/193에 불과해 상류지역에 이번 홍수 처럼 단시간에 많은 비가 오면 불과 1시간 이내에 만수위까지 차오르게 되는 소규모 댐이다.
괴산댐은 7월 16일 홍수 당시 7월 5일부터 수문을 개방한 후 홍수조절을 위해 운영하는 제한수위(해발고도 134.00m)를 기준으로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수위를 조절 중이었다.
홍수 당일인 16일 오전 6시경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에 따라 2~3시간 이후부터는 댐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해 오전 7시부터 1개 수문을 추가로 방류하기 시작해 12시까지 7개 수문을 모두 순차적으로 개방하여 수위조절을 시행하고 있었다.
한수원은 집중호우 전날인 7월 15일에는 1개 수문을 0.5m 개방해 홍수 대비 댐 운영 중이었고, 홍수발생 당일 7월 16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에 따른 급격한 댐 유입량 증가로 수위 상태에 따라 한강홍수통제소 지시로 7개 수문의 개도를 모두 순차적으로 개방해 수위조절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 7월 5일 최초 수문 개방전 3시간 전에 관계기관 및 하류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통보했으며 수문 방류량 증가 시에 매번 안내 방송을 실시했고, 특히 집중호우가 내린 7월 16일에는 여러 차례의 안내방송을 하여 주민대피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댐 수위 상황에 따라 댐 붕괴 비상대처계획 주의단계부터 경계단계까지 순차적으로 발령했으며 관련 매뉴얼에 의거하여 철저히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20일 <여성소비자신문> 취재 결과 한수원 관계자는 “모든 수문을 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수위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댐의 수위는 당일 오후 1시 10분경에 계획 홍수위를 넘어섰고 최고 수위는 해발고도 137.60m(오후 2시 30분~오후 3시 20분)로 댐월류 수위 5cm를 남긴 상태에서 정점에 이르렀다가 감소헀다”고 설명했다.
홍수 발생시 대응에 대해서는 “괴산수력발전소에서는 상시 2명이 24시간 댐 현황을 감시하고 있으며 16일 강우 시에는 소장을 비롯한 인근 사택 근무직원들은 비상 출근해 홍수에 대처했고, 10시 10분에 댐의 수위가 만수위에 도달이 예상되자 원거리 근무하는 전 직원을 비상발령해 발전소로 복귀시켰다. 또 댐 수위 상황에 따라 댐 붕괴 비상대처계획 주의단계부터(오후 1시 10분) 경계단계(오후 1시 50분)까지 순차적으로 발령헀다”고 말했다.
그는 “댐 수위가 계획홍수위를 초과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오전 10시 37분경에 괴산군청에 주민대피를 요청했다. 또한 댐의 수위조절을 위해 한수원 수력관제센터에서는 한강홍수통제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수문조작을 시행했으며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조해 만약에 대비한 주민대피를 위한 재난문자 전송서비스 2회(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50분)를 통해 주민들의 대피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댐 위험성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새벽 6시경부터 상류지역에 폭우로 댐의 수위가 증가해 수문 개방 시에는 하류지역에 사이렌과 안내방송을 했으며 댐의 수위가 만수위를 초과하자 10시 37분에 괴산군 재난안전본부에 홍수 대비 대피를 요청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괴산군에서 재난문자를 관련지역 주민에게 발송(2회,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50분)했으며, MBC TV 자막을 통해 지역에 주민 대피를 고지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괴산댐의 일부 직원이 피신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괴산댐 전 직원 15명은 괴산댐 구내에서 비상근무를 했다. 16일 급격한 수위 증가로 발전소 제어실에 근무하던 2명의 근무자는 수위계 고장을 인지해 계측이 불가하자 댐 정상부로 이동 후 위험을 무릅쓰고 자를 이용해 수위 측정을 했다. 이러한 상황이 근무자의 피신으로 오인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당일 전 직원은 댐의 월류 위험에서도 발전소를 떠나지 않고 비상 대처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 댐의 붕괴 논란에 대해서는 “괴산댐은 콘크리트 중력식 댐으로 댐의 월류에도 붕괴는 되지 않는다. 주기적인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수원은 이번 홍수 시 발생한 이재민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며, 지역사회에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댐의 구조적 원인에 의한 홍수 시 급격한 수위 변동으로 수문조작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향후 댐 운영 방법이나 구조 개선을 검토해 국토부 등 정부 관련 부처 및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번 괴산댐 논란을 계기로 한수원에서 운영하는 모든 댐들의 홍수 안전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문제점이 발생되면 즉시 대책을 수립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수원은 괴산수력발전소 김모 소장의 죽음에 대해 “한수원 전 임직원이 여름철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이처럼 불행한 일이 발생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40여년간 전력산업 현장에서 누구보다 솔선수범하고 공헌해 온 고인께 마음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수원은 “7월 16일부터 기록적 폭우로 인한 홍수피해 최소화를 위해 며칠 밤낮을 지새우며 최선의 노력을 해왔음에도, 계속적인 부정적 언론 보도, 주민들의 항의, 지역 민원인의 요구사항 해결을 위한 책임감 및 중압감 등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판단하며 매우 애석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수원은 “수위조절 실패, 사무실에서 피신했다, 주민들과의 말다툼 등은 사실을 과하게 표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마지막으로 "완벽한 설비 및 시설물 관리로 홍수, 지진 등 자연재난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번 홍수 시 발생한 이재민과 지역사회의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도록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며 여름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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