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수상레저종합보험 가입 안 된 불법사업장 수두룩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착용은 선택 아닌 필수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상레저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수상레저를 즐기다가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수상레저사고는 총 137건으로 이 중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유형은 충돌이 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복 27건, 화재 8건, 표류 6건, 침몰 2건, 좌초 1건 등이었다.

성수기가 가까워오면서 안전·구호 장비를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허가 조차 받지 않은 불법 수상레저시설이 늘고, 블롭점프와 같은 일부 수상놀이 시설의 경우 안전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업체가 적지 않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한 수상레저시설 업체 관계자는 “블롭점프가 다른 기구들에 비해 안전사고가 많은 편”이라며 “안전보험가입을 하고 싶어도 보험회사에서 해주는 않는 시설들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볼롭점프 관련 안전사고, 업무상 과실 많아

강원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북한강변 한 수상레저시설에서 블롭점프를 하던 50대 박모씨가 물에 빠져 사망했다.

블롭점프는 거대한 워터블롭을 물 위에 띄워놓고 자유낙하하는 수상레저로, 널뛰기와 비슷한 원리로 누군가 점프대에서 뛰어내리면 그 반동으로 블롭 위에 있던 이용자가 높이 치솟았다가 물속으로 낙하하는 수상 레포츠다.

이날 박씨는 지인 3명과 블롭점프를 해 물 속에 뛰어들었고, 5분 정도 후 블롭점프대 옆 바지선 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친목회원 10명과 함께 북한강을 찾아 물놀이를 즐기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박 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박씨가 점프 후 엉뚱한 곳으로 튕겨 나가는 바람에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수상레저 업체가 안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을 확인,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춘천의 북한강변에 설치된 블롭점프를 이용한 20대 A씨가 머리를 다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블롭에서 높이 치솟았다가 낙하하면서 블롭점프대 근처에 설치된 통행용 나무 발판에 머리를 부딪친 A씨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블롭점프 운영자 김모씨와 안전 관리 책임자 정모씨 등 2명이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운영자 김 씨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 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 1단독 이문세 부장판사는 “놀이기구의 안전 설비와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고 위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마다 안전 요원을 배치해 이용자가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다.

정비부실 따른 해양 레저 사고도 빈번

해양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여름철 레저용 선박 고장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일 인천 해경은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갑죽도 인근 해상에서 0.5톤급 레저 보트가 침수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에 해상 순찰정을 급파해 보트에 있던 탑승자 박모씨 등 3명을 구조했고, 침수되고 있던 레저 보트는 영흥도 진두항으로 예인했다.

4일에는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조모씨 등 8명이 타고 있던 레저용 보트가 옹진군 영흥도 서쪽 3.5㎞ 해상에서 고장 나 표류 중이라는 신고가 인천해경에 접수됐다.

조씨 등은 이날 오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출항했으나 출항 1시간여 후 선박의 엔진이 꺼져 구조요청을 했고 해경 측은 인근에 있던 경비함정을 투입해 8명을 구조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올들어 5월 말까지 인천 해역에서 레저용 선박이 해상에서 기관고장을 일으킨 것은 모두 13건으로, 2014년 기관고장 발생 건수 12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양레저 사고가 잇따르는 이유로는 정비 부실이 꼽히는데, 레저 선박의 경우 겨울철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제대로 정비를 하지 않고 배를 몰고 바다에 나갔다가 기관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인천 해경은 “날씨가 더워지자 바다를 찾는 피서객이 늘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수상레저 활동을 하기 전 해상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기관과 선체 상태도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수상레저 이용 시 안전장비 반드시 착용해야”

다수의 안전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수상레저 활동의 위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년간 단속된 수상레저안전법 위반행위 2883건 가운데 ‘안전장비 미착용’이 47%(1345건)로 가장 많았으며 무면허 조종 21%(614건), 수상레저활동 시간 미준수 8%(231건), 운항규칙 미준수 5%(82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무면허 조종의 경우 매년 연례적으로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200건 적발로 시작해 2011년 198건, 2012년 161건, 2013년 165건, 2014년 19건이 적발됐으며. 매년 무면허 조종자 적발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매년 연례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수상레저 안전사고와 무면허 조종자에 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수상레저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소비자들에 “수상레저는 대부분 물 위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활동으로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구명조끼는 필수로 착용하고 워터슬레드나 래프팅 시에는 안전모를 추가로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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