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강남역 ‘여성살인’ 사건 1주기를 맞아, 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가 추모행사를 열었다.

17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 및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오후 12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오후 3시 신촌 유플렉스 광장과 오후 5시 홍대 걷고싶은 거리에서 50여개의 대형 포스트잇을 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한순간 삶을 잃어버린 피해여성의 넋히 편히 잠들 수 있기를 가슴깊이 기원한다”며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은 여성폭력과 살해에 무감했던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독하게도 ‘여성살해’의 본질을 보려 하지 않았고,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에 경찰과 정부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여성혐오에 기인한 범죄가 아님을 주장하는데 급급했다”며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규정하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강화하는 방식의 대책만을 강조해 소수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사건 이후 추모행동에 참여한 여성들의 사진과 영상이 비방목적으로 인터넷사이트에 게시되고 수백개의 욕설, 협박 댓글이 달리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했지만, 온라인 상 여성혐오와 폭력은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등 사회가 무감각하게 반응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여성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말하고 행동했으며, 여성폭력 의제는 사회적 논의의 장에 주요하게 떠올랐다”며 여성들의 행동력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어느 누구도 더는 살해되지 않는 사회를 원하며, 이를 위해 여성폭력과 살해를 멈출 수 있도록 책임성 있는 정부대책이 필요하다”며 “여성폭력과 살해는 일상에 만연한 여성혐오와 차별에서 기인한다. 성평등과 인권이 실현되는 사회로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전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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