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허덕이던 SK그룹의 한 계열사가 최신원 SKC SK텔레시스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지 1년만에 흑자전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0년 매출 1080억원, 영업 손실 54억원, 순손실 34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 에이앤티에스가 공교롭게도 최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2010년 말 이후 계열사의 전폭적인 매출 거래 지원을 통해 흑자전환이 이뤄진 것.

특히 이 회사는 최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SK텔레시스 등 SK 계열사의 매출 비중이 80%가 넘어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SK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통신장비 및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이앤티에스는 지난 2011년 매출액 673억언, 영업이익 19억원, 순이익 1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의 81%가 SK텔레시스, 에스케이씨,  SK텔링크, SK더블유 등 SK 계열사들과의 거래로 이뤄졌다.

이중 SK텔레시스와의 거래 비중이 540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SKC, SK텔링크, SK더블유는 1억원 안팎 규모였다.

이 같은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는 올해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최근 SK텔레시스틑 에이앤티에스로부터 3~4분기에 걸쳐 중계기를 비롯한 총 190억원 어치 상품과 용역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1~2분기의 174억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문제는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만 1139억원 수준에 달하는 깡통 기업이란 점이다.

특히 지난해에 본 손손실 1099억원 중 1026억원이 휴대폰 사업 철수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최 회장과 SKC는 급히 지난 9월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340억여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SK 텔레시스는 이 같은 유동성 부족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개인 기업인 에이엔티에스에는 물량몰아주기를 지속해 재정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시스는 중계기, 유무선 전송장비 등 통신 장비의 제조 및 도소매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업체로 SKC와 최 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47.46%, 40.78%에 달한다.

지난 2010년 11월 국세청은 그룹 지주사인 SK(주)와 SK텔레콤, SK텔레시스와 그 협력업체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최 회장이 에이앤티에스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자신의 인척인 이모씨 등 명목상의 주주 3명으로부터 에이앤티에스의 지분 100%를 넘겨받았다.

에이앤티에스는 2004년 8월 자본금 4억원으로 설립돼 SK그룹으로 계열 편입된 회사다.

 최 회장은 이 회사 사내이사로 있으며 이종산 전 SKC 중국 본부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은 고 최종건 SK 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창업주의 동생이 고 최종현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SK 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장남이 사업을 물려 받는 한국의 기업 문화와 달리 SK 그룹은 창업주의 동생이 사업을 이어 받아 지금의 SK 그룹으로 키워왔다.

최 회장 등 창업주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SKC와 SK케미칼 등 그룹내 소규모 계열사를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 회장은 이에앤티에스를 통한 탈세 혐의로 벌금을 내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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