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스마트혁명과 함께 ICT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통신회사의 수익을 죄악시하고 요금인하 등을 통해 이를 압박한다며 정치권에 대해 비판의 소리를 내뱉었다.

지난 7일 경기도 양평 새싹꿈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통신요금 이슈 등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정통부장관으로 일하던 시절에는 모든 경제·행정 전문가가 이를 이해하기위해 노력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KT가 돈을 벌면 죄를 저지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혁명의 시작과 함께 이제야 본격적으로 정보화혁명이 시작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정보화혁명 지금부터 오고 있다”며 “유선분야에서 오던 정보화혁명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한데, 편리성은 제공했을지 몰라도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었는지를 보면 회의적이며, 정보화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 싸이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기존에는 상품화되지 못하던 것들이 스마트시대가 되면서 상품화되고 있다”며 “이는 모든 것이 네트워크 기반에서 이뤄진다. 전력이 없는 미래를 생각할 수 없듯이 네트워크 없이 성장할 수 없다. 이런 네트워크는 통신회사에서 구축한다. 그것이 우리의 최고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키우고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IT의 새로운 물결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정치인이 누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네트워크가 가장 강한 나라가 다른 모든 산업 경쟁력 키울 수 있다. 네트워크가 없는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사회복지 철학에도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이 회장은 “노인은 투표권이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투표권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큰데, 그렇기 때문에 KT는 투표권이 없어 사회적으로 케어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주력으로 하던 비즈니스가 급격히 붕괴되는 회사가 구조조정이나 정부지원 없이 다시 살아나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없었다”며 “KT는 유선전화의 매출이 3/2로 떨어지는 등 주력사업에서 어려움을 겼고 있지만, 3분기 실적에서도 보듯이 다시 회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런 기업은 없다”고 KT에 대한 자부심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경쟁 그룹인 SK그룹 및 LG그룹과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오너가 없는 기업가운데 재벌기업과 경쟁하는 기업은 KT밖에 없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지지받고, 협력업체 등 동지가 많아지는 것 이외에는 KT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재벌기업과의 경쟁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첫번째로 꼽은 것이 고용구조다. KT의 경우, 정규직 인원이 SK텔레콤에 비해 5~6배 많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KT와 SK텔레콤의 매출수준은 비슷한 반면, KT의 정규직은 3만2000명이고, SK텔레콤은 5000~6000명에 불과하다”며 “SKT는 나머지 인원을 아웃소싱을 통해 충원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인력의 차이로 인해 인건비 차이가 1조5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며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은 아웃소싱으로 인해 지탱되고 있는데, 노동생산성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재벌기업과 경쟁의 또다른 차이로 실행력을 들었다. 이 회장은 “재벌의 경우, 오너라 지시하면 무조건 할 수 있다. LTE가 그런 경우다. 반면 KT는 이익을 지켜야하고 룰도 지켜야 한다”며 “상대는 모든 것을 동원해 전쟁한다. 그럼에도 KT는 잘 지켜내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회사는 없다. 이것이 컨버전스 이노베이션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n0524@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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