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소비자 A씨는 지난 2월 SNS 등에서 화제 되고 있는 업체에서 랜덤박스로 향수를 구입했다.

광고에서는 구매 가격인 5000원보다 비싼 향수를 보내준다고 하고, 후기에도 샤넬 같은 명품 향수를 받았다는 말에 믿고 구입했던 것.

그러나 A씨가 받은 상품은 광고에서 보여준 제품과는 전혀 다른 상품이었고, 이에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려 했으나 글이 올라가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고객센터 연결도 되지 않아 A씨는 “결국 반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냐. 사기당한 느낌”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비자 B씨도 지난 1월 모 업체에서 랜덤박스 상품인 시계를 15만 원에 구매했으나, 물건을 개봉해서 확인한 결과 중고 시계처럼 줄에 사용한 흔적이 있으며 시계에 붙어있는 필름도 없었다.

B씨는 즉각 환불을 신청했으나 업체 측에서는 “환불 해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처럼 인터넷쇼핑몰에서 제공하는 판매 유형 중 하나인 확률형 상품 서비스 ‘랜덤박스’에 대한 피해가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5개월 간 1372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접수된 확률형 상품 관련 피해가 급증했다.

특히 반품 거부가 53%로 가장 많았고, 고객서비스 불만 33%, 품질 불만 28% 순으로 나타났다.

반품 거부의 경우 ‘박스 개봉 후 반품 거부’가 94.3%, ‘배송 전 반품 거부’가 5.7%로 택배 박스만 개봉했을 뿐 상품 케이스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반품이 불가한 경우가 많았다.

고객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고객센터 이용 불편’이 63.6%, ‘후기 삭제’가 36.4%로, 소비자들은 전화연결의 어려움, 홈페이지 내 주문취소 버튼 부재, 구매 후기를 남길 때 반드시 비밀번호를 기입해야 한다 등에 불편을 호소했다.

소비자가 게시판에 불만족스러운 내용의 글을 올릴 경우 등록이 되지 않거나 내용이 삭제되는 경험을 한 경우도 36.4%로 나타났다.

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랜덤박스 구매 전 반드시 판매 페이지의 교환·반품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며 “일반적인 상품 판매 인터넷쇼핑몰 표준 약관 규정과 달리 상품 특성상 박스 개봉 시 반품이 불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구매 시 소비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랜덤 상품 판매자가 게시판 관리 명목으로 불만족 글을 삭제하거나 게재를 막는 일이 없도록 표준 약관의 세부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며 “불만족 글을 욕설·비방이라는 핑계로 게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추후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의 정보 제공과 관련돼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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