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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한 대한민국 실현 위한 정책방향 모색해야여성정책연구원 34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한국양성평등 현실에 맞는 다양한 정책 과제 발굴, 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 위한 정책지원 필요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4.24 17:21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올해 개원 34주년을 맞이했다.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으로 출범한 여성정책연구원은 국무총리 산하 여성정책 전문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성평등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여성정책연구원은 미국, 스웨덴, 튀니지 등 주한 대사관, 유엔 위민 등 국제 기구와 워크숍,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여성 정책 현안을 다룬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4월 2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층 국제회의장에서는 ‘양성평등 정책의 비전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4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이명선 원장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정책의 산실로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양성 평등 연구와 정책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1980년대에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발전을 위한 법, 제도 수립을 위한 기반을 조성했고 1990년대에는 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지원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성정책연구원은 2000년 이후에는 정책 전반의 성 주류화는 물론 여성고용 활성화와 경력 유지, 일‧가정 양립과 가족 친화 문화 확산, 여성안전과 폭력예방, 양성평등의식 제고 등에서 실효성 있는 연구와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5년 7월 양성평등기본법 실시 이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면서 실질적인 양성평등 기반 구축을 위한 많은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생활 속에서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되고 여성과 남성 모두 변화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많은 장애가 존재하고 있다”며 “가정 내에서 불균형한 육아부담과 가사 부담은 많은 여성들에게 경력 단절의 위기를 맞닥뜨리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이 남성의 거의 5배(남성 40분, 여성 3시간14분)에 달한다. 지난 3월 발표된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양성평등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가사 및 육아에의 남성 참여’가 꼽혔다.

또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 참여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나 일터에서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이 높은 실정이며 성별임금 격차 역시 여전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등 거대한 흐름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 저성장 구조화, 가족 형태의 다양화 등 정책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효과적인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양성평등은 이 모든 문제들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해법으로 우리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핵심가치로 대두되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 확인되듯이 양성평등 수준이 높아지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삶의 질도 개선되고 국가경쟁력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여성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가정 내 남성의 역할이 강화되고 가족관계도 보다 친밀해져 개인의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향후 5년간 양성평등 정책의 근간이 될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해이므로 한국양성평등의 현실을 돌아보고 남녀 모두 공감하고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과제들을 발굴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 어느 때 보다 차기 정부에게 바라는 ‘성평등 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여성의 삶은 육아와 돌봄을 책임져 왔다. 또 가정내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여성들은 하던 일을 그만 두고 돌봄 노동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는 성역할 고정 관념 등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스며들어 있는 성차별적 사회구조 때문이다. 그 결과 2016 세계경제포럼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야성 평등 수준은 전 세계 144개국 중 116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각한 국가이다. 2016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임금 근로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비정규직이며 2015년 15~64세 여성 고용율은 55.7%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정춘숙 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과 무관하게 정치, 경제, 문화, 고용 등의 전 분야에서 성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의 삶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존 정부의 성평등 정책을 평가하고 나아가 성평등한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의 양성평등 정책’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
           
양성평등은 유럽 연합 조약의 핵심 가치이자 기본권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다. 또한 양성평등과 성 차별 금지에 대한 여러 개의 조약 규정을 통해 1975년부터 2010년까지 직장 내 남녀 평등 대우, 사회보장제도 내 차별 금지, 육아 휴가 최소 기준 수립, 그리고 임산부 및 최근에 출산한 어머니들의 보호 등의 내용을 다룬 15 EU 법안들이 통과할 수 있었다.

EU조약은 또한 소외된 성별의 사람들이 직업 활동을 추구하는 것을 돕거나 경력상 불이익을 받는 것을 금지 또는 보상하도록 긍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EU는 양성평등 조성 분야에서 2016년 여성 고융율이 65.05%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밖에 대학 졸업 후 취업, 정치 활동 또는 유럽 내 기업에서 임원직을 맡은 여성의 수도 가장 높은 수를 기록했다. 

이날 ‘EU의 양성평등 정책’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는 “여전히 여성의 노동 시장 접근성이 남성 만큼 높지 않고 시간제 근로자 대부분을 여성 인력이 차지하는 것과 이로 인해 업무환경, 임금, 연금 그리고 의사 결정권을 가진 직위로의 승진 가능성 등 고용 여건이 비교적 낮은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남성이 여성 보다 평균적으로 임금이 40% 높아 성별간 소득 격차가 있으며 여성은 의사 결정에서 과소 대표되고 있고 대부분 EU 회원국에서도 여성 임원은 3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몇몇 EU 회원국에서는 여성 정치 참여율이 40% 이상인 반면 그 외 국가들에서는 2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U의 양성평등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 워크는 크게 5가지다. 첫째는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 여성과 남성의 경제적 독립 증진이다. 둘째는 성별 임금, 소득 및 연금 격차 해소를 통한 여성 빈곤 문제 해결, 셋째 의사 결정권의 남녀평등 증진, 넷째 젠더 기반 폭력 근절 및 피해자 보호와 지원, 다섯째 세계 양성 평등과 여성의 권리 촉진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여성과 남성의 경제적 독립 증진

유럽연합에서 여성의 취업률은 현재 사상 최고인 65.5%를 기하고 있으나 남성의 77%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비율이다. 여성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가사의 의무이다.

남성은 가사에 주 평균 10시간을 소요하는데 비해 여성은 주당 평균 22시간의 무임금 가사노동을 하고 있는 것. 이러한 무급 노동은 매우 노동 집약적이며 시간의 제약을 받는 일이기 때문에 노동 시장 진입에 지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노동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구상은 일과 삶의 균형을 증진시티는 것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폴란드는 기업의 탄력 근무제 도입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그 예로 이탈리아 정부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남성들의 육아 휴직 사용 및 탄력 근무제 같은 방식을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결과 중 직원들의 복지나 회사 실적에 관련된 내용들을 양성평등 인식 확산 캠페인에 사용했다. 또 다른 예로 오스트리아는 가족시간 보너스법을 실시해 부모가 육아 분담을 동등하게 하는 경우 가족 수당 지급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성별 임금, 연금격차 해소 통해 여성빈곤 문제 해결해야 

노동시장의 불평등은 성별 임금 격차에서도 볼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시간당 평균 16.3%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EU는 성별 소득 격차를 위해 동일 임금의 법칙을 EU조약과 법에 포함시켜 놓았다. EU법에는 성별에 따른 보수 및 직급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각 정부에서 최저 임금 법안을 활용하도록 장력하고 있다. 이는 저임금 분야의 여성의 비중을 생각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공 부문은 간호직 및 교직과 같은 분야에서 여성을 다수 고용하고 있는 주체이다. 이 분야에서의 임금 수준이 곧 성별 임금 격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임금 투명성 및 인식 개선을 장려하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각 국가 정부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갖고 있다. 

그 중에는 각 성별에 대해 동일 직무 또는 동일 가치의 일을 하는 직원들의 임금 수준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고용주의 직원 또는 직책 별로 분류된 임금 구조를 각 성별로 구분해 정기적으로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기업에 대해 임금 감사를 실시하고 단체교섭 시 동일임금에 대한 주제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유럽 여성들 역시 정치 경제 분야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아직 충분히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EU 내에서 대기업 이사회의 여성 수는 2010년 11.9%에서 2016년 23.9%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기업의 여성 임원 수를 늘리기 위한 입법조치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2010년 10월 이후 벨기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국가들은 구속력 있는 입법 조치를 시행한 결과 여성 임원의 비중이 기타 국가의 7.6%에 비해 23.8%로 상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모든 관리 직급에서 경제적 지위의 성비 균형을 개선시키고자 정부, 사회 기관, 기업 및 NGO를 지원하기 위해 500만 유로를 23개 프로젝트에 배정하기도 했다.

EU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한 가지로 유럽 여성 임원 네트워크가 있다. 이 네트워크는 다국적 기업의 비상임 이사직을 맡을 수 있는 여성들의 ‘인재풀’을 인터넷에 수립했다. 또한 이 네트워크는 다양성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이사회들을 위해 자원과 경험을 제공하는 지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다양성이 국회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단일 의회 또는 하원의 여성 의원 비중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21%에서 28.7%로 상승해 매우 느린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미하엘 라이터러 대사는 이 자리에서 “성별 균형을 정치 논제로 지정하고 여성 정치 참여의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참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식적인 할당제는 현재의 발전 속도를 가속하고 정당에서 여성의 참여를 장려하도록 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다”며 “포괄적인 전략, 그리고 필요 시 법안이 필요하다. 가사와 정치 활동의 조화를 이루고 대표직에 대한 성 고정관념을 극복하여 여성 후보에 대한 지원 및 교육을 위한 방안들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여성들 또한 유럽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것과 매우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전의 속도가 아직 더디지만 여성평등이 이루어진다면 사회 전반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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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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