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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화국 ‘대한민국’ 돌파구를 찾아라
서유리 기자 | 승인 2017.04.19 15:07
사진=뉴시스 제공

미세먼지 포비아 증가에 소비트렌드도 변화
유통업계, 호흡기 건강 관련 상품 판매량 급증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연일 하늘이 뿌옇게 뒤덮이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미세먼지 주의보는 86회나 발령됐고, 올해 들어 미세먼지 ‘좋음’은 단 여섯 차례에 불과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의 공기 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나쁘다는 결과도 나왔다.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늘고 있고, 대기오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미세먼지는 전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 1∼3월 우리나라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3년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세먼지 농도는 32㎍/㎥으로 2015년에서 2016년 평균 30㎍/㎥에 비해 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인 일수는 8일로 2015년과 같았지만 2016년 4일보다는 두 배 많았다.

올 1~3월 39개 권역을 합산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은 총 86회로 2015년 55회와 2016년 48회에 비해 31∼38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 국민 건강 위협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의 입자로 이뤄진 카드뮴, 납, 중금속, 비소 등 각종 유해물질이 섞인 대기 중 부유 물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원인은 자연적 발생원과 인위적 발생원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발생원은 흙먼지, 바닷물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 등이며, 인위적 발생원은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성분, 소각장 연기 등이다.

인위적 발생원에 따른 미세먼지는 굴뚝 등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로 나오는 경우인 1차적 발생과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2차적 발생으로 나뉜다.

수도권의 경우 화학반응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 비중이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와 혈중에 유입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폐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미세먼지에 노출 됐을 때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 위험이 0.44% 증가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95% 증가해 미세먼지 농도가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인이 2060년까지 대기오염에 의해 5만2000명에서 5만4000명가량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매출 폭발적 증가

먼지로 가득한 공기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와 피부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외출 시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마스크와 긴소매 옷, 모자 등으로 중무장을 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미세먼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세먼지 포비아’가 증가하면서 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에 따르면 마스크, 공기청정기, 의류 건조기 등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마스크 판매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올랐고, 특히 미세먼지 차단에 도움을 주는 황사마스크가 인기를 끌었다.

티몬에서도 지난달 마스크 제품 매출이 204% 늘었다. 이 가운데 KF80, KF94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 제품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보다 작은 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고기능의 KF94 제품 성장률은 271%에 달했다. 이보다 낮은 KF80 제품의 성장률은 138%였다. 

집안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공기청정기도 인기다.

티몬의 경우 공기청정기 제품은 매출이 지난 2월 대비 71% 상승했으며, 전자랜드의 1분기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지난달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대비 65% 넘게 늘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도 보이고 있다. 공기청정기를 주문하면 제품 수령까지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공기청정기 업체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 확대에 나섰다.

외출 후 외부 오염물질이나 미세먼지로 찝찝한 옷을 깔끔하게 관리해 주는 의류관리기‧건조기는 2배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건조기 사용이 일반화된 유럽이나 북미와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건조기 사용이 많지 않았으나, 미세먼지 때문에 빨래를 널어 말리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건조기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생활 구김을 줄여 주고 냄새를 없애 주는 것은 물론, 의류에 묻어 있는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과 집 먼지 진드기, 옷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까지 제거해 준다고 알려져 소비자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피해 예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봄에는 물론 다른 계절에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해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배출 및 해독 식품도 인기

미세먼지 배출 및 해독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도 인기다.

옥션에서는 미세먼지로 산성화한 몸을 중화시켜 준다는 미나리 판매량이 2배(135%) 이상 늘었으며, 브로콜리(107%)도 오름세다. 기관지 건강에 좋은 배(49%)를 비롯해 김이나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판매량도 37% 증가했다.

디톡스 기능, 호흡기 질환에 좋은 홍차·녹차 등 차 음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차는 카테킨 등 폴리페놀과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해 중금속 배출, 항암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현미녹차 3월 매출은 전월에 비해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밀차는 31%, 둥글레차는 13.7% 매출이 각각 늘었다. 커피빈코리아의 최근 티(tea) 메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옥션에서도 지난달 20~27일 사이 녹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차를 우려 물처럼 상시 음용하는 것이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녹차와 홍차 등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쌉싸름하고 떫은맛을 내는데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며, 폴리페놀의 중금속·미세먼지 흡착작용과 카페인의 이뇨작용은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

면역력 증진 제품들도 미세먼지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 디톡스, 면역력 증진 관련 제품의 매출이 전월에 비해 40%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면역력 증진 관련 제품은 80% 증가해 매출이 가장 많이 뛰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최근 계속된 미세먼지로 디톡스, 면역력 증진 제품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황사와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봄철에 매출이 높았던 예년에 비해 올해는 연내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흡수와 인테리어 기능까지 ‘공기정화식물’

공기정화식물에 대한 관심도 매년 늘고 있다.
공기정화식물은 광합성, 증산작용 등으로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이 탁월한 식물로 실내유해물질로 꼽히는 미세먼지, 폼알데하이드, 일산화탄소 등의 제거에 적합하다고 알려졌다.
가격이 저렴하고 인테리어 기능도 우수해 사무실이나 집안에 놓아두거나 선물로도 각광받고 있다.

G마켓은 지난 한 달간 공기정화 식물 판매가 107%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사에서 선정한 공기정화식물로 유명한 ‘아레카야자’와 미세먼지를 흡수해 먼지 먹는 식물로 유명한 ‘틸란드시아’, 공기 정화 능력이 월등한 ‘스투키’ 화분이 인기다.

‘아레카야자’는 병충해에 강하고 적응력이 좋아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하며, ‘틸란드시아’는 줄기부분에 자라난 솜털로 공기 중에 있는 미생물의 양분과 수분을 섭취하고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좋아 최근 많이 찾는 식물 중에 하나다.

또한 ‘스투키’는 낮에는 기공을 닫고 수분 손실을 줄이며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뱉는 식물로,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능력이 일반 산세베리아보다 3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A씨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정화식물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며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키우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 주변에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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