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밥캣이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기계 자회사로 그동안 실적이 나빠 그룹의 애물단지처럼 여겨졌었다.

매일경제 등에 따르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메리어트 호텔에서 주최한 KACF 10주년 연례 만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회장은 KACF로부터 '자랑스러운 경영인상'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올해 밥캣이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등 완전히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며 "밥캣이 없었더라면 올해 두산의 전체적인 실적이 실망스러울 뻔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올해 대형 중장비 수요가 많은 중국 등 신흥시장이 침체된 반면 소형 중장비 수요가 많은 미국 건설시장이 회복되면서 소형 건설중장비가 주력인 밥캣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밥캣이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저성장 기조가 3~4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사업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며 정치적 영향과 글로벌 신 성장 사업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지형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정치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경제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IT만큼 자금을 대거 집어넣을 만한 성장분야가 보이지 않는다"며 "물 관련 사업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IT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달 5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때문에 불거진 자본 인정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발행한 것으로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오는 8일까지 미국에 머물려 노스다코타의 밥캣 공장을 방문해 80여명의 임직원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또 노벨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교수 등 3명의 경제학자들과도 회동이 예정돼 있다. 박 회장은 재계에서 글로벌 경제에 가장 정통한 총수로 손꼽힌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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