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수주한 ‘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구축사업’(이하 관제센터사업)의 입찰심사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던 KT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광주 관제센터구축사업이 전국의 각 시·도 중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이라 향후 두 회사의 수주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패소한 광주시는 판결을 수용, 재입찰을 준비 중이다.

광주고등법원 민사2부(부장판사 김정만)는 지난달 31일 KT가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제기한 ‘CCTV통합관제센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확인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은 범죄예방과 어린이보호, 재난·재해 등에 대비하고 신속한 대응 체계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현재 광주 전역에 설치된 CCTV 1512대와 신설되는 532대까지 총 2044개의 CCTV를 통제·관리할 관제센터를 광주시 화정동에 있는 광주보건환경연구원 청사 2층에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2억9300여만원이며 지난해 7월 입찰 공고가 나면서 본격화 됐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KT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탈락했다.

재판부는 “광주시가 지난해 9월 20일 SK텔레콤 컨소시엄을 CCTV통합관제센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행실적, 인정대상 변경, 가격점수 평가방법, 입찰서 개봉상 하자 및 정량적 제안서 교체, 변경상의 하자 등으로 인해 입찰 절차의 공정성이 침해됐다고 판결했다.

이행실적 부분은 광주시가 당초 지난해 7월 낸 입찰공고를 돌연 취소하고 8월 26일 재공고를 낸 게 발단이 됐다.

재공고에서 SK텔레콤은 공공기관 실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판교U-시티 수주건을 추가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판교U-시티 사업은 완공상태가 아닌 시운전 상태였다. 아직 최종 완공되지 않은 기성부분을 실적이라며 낸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지적해야할 광주시는 오히려 실적점수를 공사규모의 400%이상으로 평가해 만점인 6점을 줬다.

광주시는 또 입찰가 산정방식을 공개할 때, 복수 예정가 방식(계약목적물 가격의 부가세를 포함한 추정가를 산정한 방식)과 기초금액명시, 예비금액산정방식(기초금액의±3)을 공고했으나 실제 가격점수를 배점할 때에는 추정금액(부가세 미포함)으로 해 KT가 가격점수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광주시는 입찰업체 관계자가 모두 입회한 상태에서 입찰서를 개봉하는 관례를 깨고 시 관계자만 있는 상태에서 열어 공정성이 침해됐다는 판결도 받았다.

KT 관계자는 “(공공사업 발주처인) 광주시가 관련돼 있어 입장을 표명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입찰심사에서 발견된 부적절한 부분이 법원에서 인정된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이 도착하지 않아 명확하게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항소심 판결을 접한 광주시는 상고를 포기하고 재입찰에 나서 내년 3월말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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