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신준호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90만주 중 30만주를 지난 7월 1일자로 두 자녀와 손자들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 주식은 구체적으로 신 회장의 아들인 신동환 상무에게 10만주, 딸 신경아 이사에게 12만6000주, 손자인 신재열씨와 신찬열씨에게 각각 4만8000주, 2만6000주씩 돌아갔다.

롯데에서 분가한 직후 신 회장이 회사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물려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증여로 인해 신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90%에서 60%로 줄어들었다. 반면 그간 푸르밀에 아무런 지분이 없던 신동환 상무와 신경아 이사, 신재열씨와 신찬열씨의 지분율은 각각 10%, 12.6%, 4.8%, 2.6%로 증가해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 회장은 앞서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건설 등 롯데 핵심계열사 대표와 그룹 부회장직을 두루 거치며 롯데그룹의 성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1996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공장부지 37만평의 소유권을 두고 형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분쟁을 빚었고, 이 일로 사이가 틀어져 그룹 부회장직에서 면직된 채 규모가 작은 롯데햄우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결국 신 회장은 지난 2007년 4월 롯데햄으로부터 롯데우유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롯데그룹에서 독립했고, 우리사주조합에 10% 가량을 주고 나머지 90% 지분을 보유해 왔다.

이후 2008년 롯데그룹이 ‘롯데’ 브랜드 사용의 금지를 요청하면서 현재의 ‘푸르밀’로 사명을 바꾼 뒤 지금껏 독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푸르밀은 전문경영인인 남우식 대표를 제외하면 등기임원에 신 회장과 두 자녀가 올라 있으며, 신 회장의 부인인 한일랑씨가 감사를 맡고 있는 회사이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던 주주명부에 자녀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올해 72세인 신 회장이 슬슬 후계구도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푸르밀 오너일가간 이뤄진 주식 흐름을 후계구도와 연관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푸르밀 관계자는 “주식증여는 오너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이라 회사에서 아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