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1일 "외환은행의 하나고 출연을 강제한 적이 없다"며 "자발적 기부"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최근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된 외환은행이 하나고에 257억원을 출연키로 결정하면서 외환은행 노조가 반발, 한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실자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지주가 설립한 자립형 사립고다. 이날 외환은행 노조는 일부 언론사 광고를 통해 "고객의 돈으로 형성된 250억원의 재산이 은행법상 증여가 금지된 지주사를 위해, 이미 물러났다는 지주사 전 회장을 위해, 회수불능의 무수익 자금이 되어 사라지게 됐다"고 게시했다.

이어 "35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퇴직금까지 챙긴 김승유 전 회장은 스스로 공언한 대로 외환은행과 하나지주의 일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외환은행 이사회도 주주들에 대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는 이번 결의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포털사이트 검색에 '귀족고등학교'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하나고등학교와 귀족학교가 나오는 이미지도 함께 실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올해 2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후 외환은행 임직원 자녀도 입학 대상자에 포함하기로 했다"며 "이후 외환은행 측에서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더욱이 외환은행이 250억원을 출연하면 하나고가 일정 부분 예금을 하는 만큼 외환은행으로선 이자 부분인 8억~9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격이어서 사실상 현금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김 이사장은 "외환은행이 먼저 기부한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비방광고를 올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비방광고를 낸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모독인 만큼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외환은행에 '하나고 출연이 은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의 하나고 출연이 은행법 35조 2항에 명시된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금융당국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출연을 취소할 경우에는 받아들이겠다"며 "아직까지 재단에 기금이 있기 때문에 (출연이 취소되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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