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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전자발찌 끊고 도주 '속수무책'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3.15 15:20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경기 수원에서 30대 성범죄자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9시55분께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로부터 "박모(30)씨의 전자발찌가 훼손됐다는 경보가 울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의 한 골목길에서 끊어진 박씨의 전자발찌를 발견했다. 박씨는 14일 오전 11시께 인근 한 모텔에서 투숙한 뒤 10시간여 뒤인 오후 9시께 모텔을 빠져나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지난 2014년 성추행을 저질러 징역형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 5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도주 우려가 커 역사와 버스터미널 주변을 탐문하는 한편 전자발찌가 발견된 골목길 주변 CCTV 등을 확보해 박씨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범인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놓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용인에서 전자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70대 남성이 8일 만에 대전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붙잡힌 성씨는 "(전자발찌를) 불편해서 끊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에도 성폭력 범죄로 복역을 마친 50대가 술에 취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잘랐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A씨(51)씨를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화성의 자신의 집에서 벤치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혐의다. 지난해 7월 출소한 A씨는 법원으로부터 10년 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경보음과 함께 A씨의 전자발찌 훼손을 확인했으며, 센터 측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자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경찰에서 "답답해서 잘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7월 14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혐의(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강모(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강씨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7월 19일 오후 9시 50분께 충남 보령시 광천 나들목 부근 도로에서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드라이버로 훼손하고 달아난 뒤 사흘 동안 서울과 경기 일산, 파주, 가평 등을 돌며 도피행각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0년 강간 등 상해 혐의로 징역 5년과 10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으며 지난해 7월 출소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5차례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30대가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다.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망친 서모(37)씨를 도주 3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11시 24분께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 우체국 앞 노상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여객터미널 및 예상 도주로에 경력을 긴급배치하고 섬지역을 수색하던 중 선유도우체국 인근에 숨어있던 서씨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서씨는 경찰 진술에서 술기운에 화가나 과도로 전자발찌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전자발찌는 성범죄들의 재범률 감소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 성과에 비해 성범죄자들이 비교적 쉽게 전자발찌를 훼손해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성범죄자들은 전자장치 부착 등으로 스트레스 및 불안을 느낀다며 전자발찌를 훼손했다. 

현재 전국의 전자발찌 부착자는 지난 2008년 151명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2598명으로 제도 시행 8년 만에 대상자가 16배 급증했다. 

이에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전자발찌)' 훼손 및 소재불명과 전자감독대상자에 의한 강력사건 발생 등 제도 운영상의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무부는 2014년부터 개발 사업에 착수한 '지능형 전자감독시스템'을 오는 2018년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재범 징후 사전탐지를 통한 보호관찰관의 선제적 지도감독으로 재범을 방지하고, 휴대용 추적장치 유기에 따른 위치추적 공백방지 등 전자감독 실효성 제고하기 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위치 정보만 제공하던 기존과 달리 맥박 체온 등 '일체형 전자발찌'로 수집된 신체정보와 과거 범죄수법, 최근 이동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행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 예측할 수 있게될 전망이다.

전주준법지원센터 최우철 소장은 "전자발찌가 훼손되거나 재범사건 등의 보도가 나오면 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사실상 전자발찌 제도 도입 후 2010년 이후로 전자발찌 훼손률이 0.4% 이하로 떨어지는 등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전국 성폭력 전자발찌 대상자의 동종 재범률 역시 시행 전 재범률 14.1%에 비교하면 8분의 1수준인 1.7%로 급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도가 더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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