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현대중공업이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4개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하는 사업분할 계획을 최종 승인하자 노동계와 김종훈(무소속) 국회의원이 사업분할에 반대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울산시민과 노동자들의 저항을 우려해 날치기로 진행된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는 "회사는 주주총회장 주변을 사내버스로 가로막고 주식을 보유한 조합원들의 출입을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총회장 단상 앞에는 경비대와 용역업체 직원을 세워 강압적인 진행에 항의하는 주주들의 토론 요구를 묵살하고 표결처리도 없이 사업분할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와 지역경제를 죽이고 불합리한 재벌 경영세습을 위한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강력히 항의하다 다수의 조합원이 부상을 입고 4명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노조는 "사업분할은 또 다른 구조조정의 시작"이라며 "울산시민, 지자체와 함께 힘을 모아 대책 마련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 동구지역 국회의원인 김종훈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중공업의 사업분할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사업분할에 대해 지역사회와 노조, 여러 전문가들이 큰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회사는 일방적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회사를 분할하면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져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회사 분할의 진짜 목적은 다른데 있다고 보고 있다"며 "회사 분할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이전에 비해 13% 정도 상승한 34.7%로 높아진다. 자산지배력으로 따지면 6조5000억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과 분할 신설회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최종 통과시켰다. 

회사의 의결권주식 5977만9523주 가운데 출석주식은 3945만9130주(66.01%)로 집계됐다. 분할계획 승인은 97.9%의 찬성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사업,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가칭)은 전기전자 사업, 현대건설기계(가칭)는 건설장비 사업, 현대로보틱스(가칭)는 로봇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각각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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