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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올 2월부터 개정된 GMO 표시제가 시행되지만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GMO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게 될 것 같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정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기기준(GMO 표시제 확대)에 따르면 GMO 표시 대상이 기존 5개 재료에서 모든 재료로 확대된다. 그러나 GMO를 사용했더라도 고도의 정제 과정 등으로 ‘검사 불능’인 식품은 표시가 제외된다.
즉 GMO를 이용해 가공식품을 만들었을 때 GMO라는 증거(변형 유전자나 단백질)를 검출할 수 없으면 역시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GM 콩으로 만든 간장은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표기 대상도 non-GMO 또는 GMO free 표시 대상은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파파 중 GMO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한한다. 따라서 GM 밀은 GMO 표시 대상이 아니다.
또 비의도적 혼입치(의도치 않게 GMO가 섞인)가 3% 이하인 농산물도 GMO 표시 대상이 아니다. 재배나 유통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GMO가 조금 섞인 것은 봐준다는 말이다.
이밖에 쌀, 포도, 수박, 시금치 등은 non-GMO 또는 GMO-free 표기를 아예 할 수 없는 식품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많아 사실상 GMO 표시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GMO로 만든 모든 제품에 대해 GMO 표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식품에 GMO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아도 GMO로 만들었다면 GMO 표시를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GMO의 절반은 GMO의 표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6년 6월가지 수입한 1594만톤의 GMO 표시대상 식품 가운데 GMO 표시가 된 농산물과 가공식품은 897만톤으로 전체의 약 56%에 그쳤다.
게다가 국내 식품업체는 느슨한 규제를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5년 수입한 GMO는 1023만700톤이다. 이 가운데 80%가 사료용이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20%가 식품 가공 원료로 사용됐다.
식품 가공원료로 사용된 GMO의 99%는 CJ제일제당, 대상, 사조해표, 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가 수입했다. 이들 회사는 GMO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에 ‘국내에서 직접 만든 기름’이라는 등의 문구를 넣었다.
그러나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한 식용유에는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이라고 적혀 있지만 정작 성분표를 보면 ‘콩 100%(수입산)’라고 표기돼 있다. GMO콩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국내산으로 오인할 수 있다.
올가 등 유기농 계열사를 보유한 풀무원 관계자는 3일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GMO 표시제 개정에 따른 정부의 지침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본적으로 풀무원은 GMO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풀무원의 대표제품인 ’국산콩두부‘는 국산콩 두부를 사용하고 있다. 그밖에 ’소가‘ 등 유기농 두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유기농 콩을 원하는 만큼 조달하기 어려워 캐나다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GMO 표시가 없는 콩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입콩의 경우 aT에서 1차적으로 검수한 콩을 우리 연구소에서 다시 한번 더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GMO 표시된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경우 GMO 콩은 식용유를 만드는 데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용유의 경우에는 콩의 지방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콩의 단백질은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그 성분에 GMO가 남아 있지 않다. 때문에 식약처에서도 굳이 GMO를 표시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고 말했다.
또 “GMO 콩은 반드시 표시를 해야 한다. 수입콩은 관계 당국에서 검수를 하게 돼 있으므로 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CJ제일제당은 GMO가 아닌 콩을 사용해 두부를 만들고 있다. 대기업은 모든 제품의 표시제를 하고 검수도 받기 때문에 원료의 선택에 있어 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대기업과 같은 설비를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식용유 자체를 수입해 오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한 소비자는 “GMO 표시 제품이 대폭 늘어나면 소비자의 기피 현상이 커진다는 이유로 인해 GMO 완전 표시제를 반기지 않는다"며 "식품 회사는 non-GMO나 유기농을 비싸게 수입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헀다.
한편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국내에 수입된 유전자변형식품은 약 214만t으로 이 중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211만t이며 가공식품은 3만t이다.
수입된 GMO 농산물은 식용유, 간장, 전분당으로 가공되며 Non-GM 농산물은 두부, 콩나물, 된장, 전분, 팝콘 등으로 가공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식약처는 "유전자변형 DNA가 남아 있지 않은 식품까지 표시를 확대하는 것은 국회 등에서 계속 논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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