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스마트폰’으로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G5 실패의 악재를 회복하지 못하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삼성전자, 갤S7이 노트7 충격 줄여

삼성전자는 6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조2000억원, 매출액 53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49.84% 증가, 매출액 0.6% 감소한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 10.83%, 영업이익 76.92% 늘었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8조2000억원을 무려 1조원이나 상회한 수치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4000억원 이후로 3년만이다.

4분기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 29조2200억원, 매출액 201조54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0.64%, 0.44%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이 회복됐고, 반도체 부문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고 보고 있다.

IM(스마트폰)부문은 지난 3분기 갤럭시노트7의 단종 영향으로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도 치명상을 안겼다. 영업이익이 4조3180억원이었던 2분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실적 쇼크'였다. 하지만, 이후 갤럭시S7·갤럭시S7엣지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4분기에는 영업이익을 2조원대까지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사업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원대 중반으로, 3분기(3조3700억원)보다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지난 2015년 3분기 3조6600억원을 1조원 이상 상회한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이 선전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고 여기에 환율 상승의 효과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LG전자, G5 실패 이어 신제품 V20도 신통찮아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353억원의 영업손실(잠정실적)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분기에는 2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11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어닝 쇼크’로 평가된다. LG전자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4분기(-2473억원)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LG전자 역시 사업부별 실적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G5 부진 여파와 함께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MC사업본부(스마트폰)의 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4000억원 후반대∼5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신제품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프리미엄폰 ‘G5’가 예상외 판매 부진에 빠지며 그에 따른 매출감소는 물론 생산효율 악화, 사업 구조 개선 활동에 수반되는 비용 발생으로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프리미엄폰 V20 역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반사이득을 얻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V20이 출시된 3분기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1350만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9%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수치다.

한편.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3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대비 12.2%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은 55조3700억원으로 2.0% 감소한 수치다. 

사진제공=LG전자 페이스북 영상 캡쳐

삼성·LG전자 신제품 출시 앞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반기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월경 갤럭시S7의 차기작인 갤럭시S8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에 앞서 오는 2월에 G5의 차기작인 G6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폰이 각각 단종과 흥행실패의 쓴맛을 본 터라 올해 출시될 신제품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원인을 밝힌 후, 갤럭시S8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8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갤럭시노트7의 발화 조사 발표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에 삼성전자도 발화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새롭게 출시될 갤럭시S8은 화면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하고, 물리적인 홈 버튼과 이어폰 연결 구멍을 없애는 등 디자인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타트업 '비브랩스'의 기술력이 결합된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G6를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G5가 지난해 3월 31일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G6는 예년에 비해 한 달가량 앞당겨 나오는 것이다. 이는 삼성 '갤럭시노트7' 공백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G6는 G5의 모듈형 디자인을 과감히 버리고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화면비를 적용해 '사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