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기자회견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예정대로 12일 오후 5시 38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과 함께 간단한 기자회견에 나선 반 전 총장은 우선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 들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했다. 정치 참여 및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기존 정치권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입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먼저 해명했다.

최근 미국 뉴욕 경찰이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 수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서 “가까운 친척이 그런 일에 연루돼 개인적으로 참 민망하다.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 전 총장은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니 그걸 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28일 나온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2016년 신년통화에서도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다소 바뀐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오랫동안 현안이 된 문제가 합의된 것에 대해 환영한 것이었다”며 “다만 궁극적인 완벽한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무총장 재임 중 여러 국제 사안에 대해)완벽한 결론은 아니더라도 중간 단계라도 양국간 합의가 이뤄진 경우 협상을 통한 합의를 격려해 왔다”고도 밝혔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등이 러브콜 보낸 사안에 대해선 “그런 문제는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선 출마 질의에도 그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 전 총장은 기존 정치세력에 대해 기득권이라 규정하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된다”고 지적하며 “우리사회 지도자 모두 책임이 있다. 책임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탄핵 심판대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친문 패권주의 지적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모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선 “사회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젊은이의 꿈을 꺽는 폐습은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 아니라고 할수 없다”며 “부의 양극화, 지역과 세대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끌어 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항철도를 타고 귀가하는 이유’에 대해 “시민들하고 같이 좀 호흡을 하고 싶어서”라며 “이제 평시민이 됐으니 전철도 자주 타고 시민들하고 호흡을 같이 하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의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논란에는 적극 대처, 기존 정치권과 거리두기, 문재인과 대립각 세우기’ 등이 모두 포함된 기자회견이었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이 차기 대선 레이스의 흥행 중심이 될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본격 투신할 경우 쏟아질 여러 검증의 시간을 그가 어떻게 버텨 낼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에서는 반 전 총장 귀국 성명 발표 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당장 대선후보의 메시지가 아닌, 의혹에 대한 해명과 총체적인 비전을 듣고싶어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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