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국내 9개의 대형건설사 중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30%를 넘는 건설사가 7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저유가 등으로 중동지역 발주처의 자금사정이 불안해지면서 주요 건설사의 매출채권도 증가하고 있다.

매출채권이란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건설업체가 공정률을 기준으로 발주처에게 대금 지급을 요청한 돈으로, 산출 시점을 기준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이다. 보통 3개월 안에 지급받는 게 일반적이다.

매출채권은 보유기간이 6개월을 넘어서면 부채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매출채권으로 분류한다. 공사를 진행하고 발주처에 아예 청구를 하지 못한 비용인 미청구공사 대금과는 차이가 있다.

매출 비중이 25~30%를 넘으면 회수하기 어려운 채무도 많아져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판단, 신용위험도를 높게 보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9곳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채권은 총 25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6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GS건설 4조858억원, 대우건설 3조476억원, 대림산업 2조9957억원, 포스코건설 2조3823억원, 삼성엔지니어링 2조2239억원, 한화건설 1조8174억원, 롯데건설 1조6483억원, SK건설 1조4157억원 순이다.

그나마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이 줄었지만 또 다른 부실 뇌관으로 꼽히는 매출채권이 늘어나면서 자칫 경영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개 주요 건설사의 올해 평균 누적 예상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3분기 기준)은 35%로 신용위험도 부담이 큰 편에 속한다.

보통 분기별 자금회전율을 감안하면 매출액의 4분의 1인 25%가 적당하며 이 정도가 되면 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직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초 미청구공사가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건설사들이 발주처에 대금 지급 신청을 늘리면서 매출채권이 증가했다.

한화건설이 66%로 가장 높고 GS건설이 38.69%, 롯데건설이 38%, 포스코건설이 34.7%, 현대건설이 34%, 삼성엔지니어링이 33%, 대림산업이 31%를 기록했다. 그밖에 대우건설이 27.1%, SK건설이 20%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매출채권 규모 증가와 함께 회수기간도 늦어지고 있어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건설의 경우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474.8일에서 523.6일로 48.8일 증가하는 등 매출채권회전율이 굉장히 낮아 재무적으로 압박이 심하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올해 상반기 회수기간은 138.4일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고 포스코건설다 현대건설도 같은 기간 회수기간이 각각 24.6일과 23.6일 지연됐다.

업계에서는 매출채권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대손충당금의 비중도 높여야하기에 실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도 건설사들의 자급 압박을 강화할 전망이다. 내년 10대 건설사의 만기도래 회사채 물량은 모두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 3000억원, 대우건설 2500억원, 대림산업·GS건설·포스코건설 2000억원 등이다. SK건설도 내년 2월 10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되고, 한화건설은 1월과 3월 등 상반기에만 1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가 파산하면 미수금을 아예 받기가 힘들어 매출채권이 바로 부실로 이어진다"면서 "대형사들 역시 매출채권이 높아지만 대손충당금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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