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글로벌 시대를 맞아 4대 대기업들이 전용기를 1~2대씩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용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LG그룹은 750억원을 들여 신규 전용기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1일 이사회를 열고 전용기 도입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G전자가 구매한 전용기는 미국 ‘걸프스트림’의 ‘G650’ 기종으로 가격은 대당 750억원에 이른다.

LG전자 측은 LG전자가 주체가 돼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해외로 출장을 갈때 활용할 전용기를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항공기 지분을 100억9000만원 어치 사도록 하고 LG상사는 108억6000만원, LG화학은 69억8000만원, LG디스플레이는 100억9000만원어치 지분을 각각 매입하기로 했다. 각 계열사가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으로 전용기를 구입한 뒤 공동사용할 방침이다. 공시된 지분 양도 가액은 총 380억2000만원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신규 전용기를 구입한 것은 전자를 비롯한 상사 등의 업무를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데 꼭 필요한 것으로 장비로 인식해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이 2015년까지 사용하던 전용기는 HL8288로 기종은 걸프스트림에서 만든 G550이다. 2013년 두바이 에어쇼에 소개됐던 이 비행기의 가격은 640억원이었다. 탑승감이 좋고 가격대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내부 개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당시 이 전용기는 LG그룹의 전용이지만 LG전자에 소속되어 있었다.

미국, 유럽 등 그룹내에서 사업 반경이 가장 넓어 비행기 탈 일이 많은 LG전자 임직원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라는 차원에서 당시 LG전자 소유의 전용기였다.

그러나 점차 LG전자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해외 출장업무 가능성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각 계열사가 지분을 나누어 투자하고 공동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비행기 관리는 항공이 운항팀이 맡는다. 항공기 운항팀은 헬기팀과 전용기 팀으로 이뤄졌다. 2011년 1월 등록된 LG 전용기는 2014년 한해 43회 정도 비행했으며 행선지는 유럽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회사 임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의 구본준 부회장도 LG상사를 이끌던 시절 파푸아뉴기니 등 오지 출장에 전용기를 이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 항공기의 보유 주체로 볼 때 ‘자가용’으로 분류된 항공기는 비행기와 회전익 등을 포함해 모두 149대이다.

이중 2010년 기준으로 삼성테크원이 비행기 2대, 삼성병원이 회전익 1대, SK텔레콤이 비행기 1대와 회전익 1대, 현대자동차가 비행기 1대를 보유했다. LG전자는 당시 비행기 1대와 회전익 2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 신규 구입으로 1대가 더 늘어났다.

4대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자가용 비행기(힐기 제외)를 도입한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2000년 3월 22일 삼성테크윈 이름으로 ‘글로벌 익스프레스’로 잘 알려진 BD 700-1A10기를 매입해 국내에 등록했다. 14명이 타는 이 전용기는 등록기호 이른바 편명이 HSl7576이었지만 현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삼성은 지난 2002년 6월 21일 삼성테크윈 이름으로 B737-300기 1대를 들여왔으나 2008년 5월 22일 매각했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전용기편으로 라스베가스 등을 다녀오면서 삼성 전용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삼성 전용기 중 가장 최근에 도입한 비행기는 보잉 737-700기종으로 지난 2006년 11월 13일 제작된 뒤 2008년 4월 5일 국내에 등록됐으며 18인 용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9년 2월 보잉 737기를 도입해 자가용 비행기 2대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자가용 비행기를 B737-700기종(B737-75G)이다.

LG전자는 원래 비행기 1대와 회전익 2대를 자가용으로 등록해 보유하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LG전자의 자가용 비행기는 ‘걸프 스트림’으로 2009년 4월 국내에 등록됐다. 이 비행기는 14인승으로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편명은 HL7799이다.

SK텔레콤은 자가용으로 등록된 비행기 1대와 회전익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가용 비행기는 걸프스트림 GV-SP 기종(G-550)으로 2009년 9월 17일 국내에 등록됐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2014년 5월과 7월에 새로운 전용기를 도입했다. 2014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7월에만 두 번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이때 전용기를 이용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가끔 전용기를 이용하곤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을 다닐 땐 민항기를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전용기를 이용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특히 2014넌부터는 삼성이 6년 만에 교체한 새 비행기로 출장을 가는 일이 잦아졌다.

이전까지 삼성그룹 전용기는 삼성전자 대표이사나 등기 임원들이 종종 사용하긴 했지만 주로 미등기 임원이자 총수라고 불린 이건희 회장의 자가용 구실을 했으나 이때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전용기 이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삼성이 2014년 구입한 보잉 737-700은 승객 120~130명을 태울 수 있는 기종으로 가격은
7500만 달러, 약 780억원에 달한다. 이 비행기는 세계 유명 기업들의 경영자들과 부호들이 이용하는 기종이다. 이들은 내부를 개조해 12~20개의 좌석과 거실, 주방, 욕실 등을 갖춘 전용기로 만든다. 삼성은 2002년부터 이 기종을 사용하기 시작해 6년 마다 같은 기종의 새 비행기로 교체했다.

삼성이 2008년 이전에 사용한 비행기는 조종사와 승무원을 제외하고 16개의 좌석이 있고 침대가 설치된 방과 거실, 욕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거실에서는 위성을 이용한 방송, 인터넷 등의 이용이 가능하다.

LG와 SK는 보잉 737-700 기종보다 약간 작은 미국 걸프스트림사자 제조한 G550 기종을 갖고 있다. LG전자가 이번에 구매한 전용기도 미국 ‘걸프스트림’의 ‘G650’ 기종이다.

이처럼 국내 4대 대기업이 모두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 회장들이 대통령과 해외 순방에 동행할 경우 대통령 전용기인 코드원이 이륙한 이후 4대 그룹의 전용기가 잇따라 출항한 바 있다. 기타 용도로 이들 대기업들은 주로 세계 각지의 현지공장, 법인, 거래처 등을 상시적으로 방문할 때 전용기를 이용한다.

삼성의 경우 이전에 이건희 회장이 ‘개인적 이유’, ‘휴가’ 등으로 지목되는 해외 방문에 전용기가 사용되는 일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업 내에서 전용기의 사용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기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과 LG는 주 소비처와 생산공장이 있는 북미와 유럽 등을 방문하는데 전용기가 주로 이용된다.

삼성은 거대시장이자 최대 경쟁자인 애플이 위치한 미국에, 현대차 그룹의 전용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많은 유럽으로의 비행이 많다. 삼성은 2014년 한 해 동안 전용기 비행 횟수가 65회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큰 회사로 성장하면서 미국, 유럽은 물론 남미와 중동까지 수뇌부가 날아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중국시장을 중요시하는 SK는 중국을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수감중일 때에도 전용기는 활발하게 운행됐다. SK는 2015년에 전용기를 추가 구입해 최고급형 에어버스 A319-115와 걸프스트림사 G550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버스 A319는 SK가 2014년에 신규 구입한 기본 17인승 구조로 가격은 약 990억원 정도 한다. 또 다른 전용기인 걸프스트림 G550은 가격은 640억원 정도 하며 지난 2009년 9월 항공당국에 등록됐다.

한화는 이라크에서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는 것 등의 이유로 중동 방문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대기업 주력 회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오너 일가와 계열사 최고 경영자들이 해외 출장을 갈 기회가 늘어나면서 2000년 이후 대기업들이 전용기 숫자를 늘리는 추세다.

또한 한 대당 평균 728억원에 달하는 전용기가 과거에는 ‘회장님 전용’으로 쓰이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임원들도 업무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용도로 바뀌고 있으며 전용기의 비행 횟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세계화 시대에 기업 생존의 필수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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