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탄핵 찬성 의원이 30여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 밝히는 조원진(가운데) 새누리당 최고위원.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탈당 카드까지 꺼내들며 지도부 사퇴 등을 요구 중인 새누리당 비박계의 거친 공세를 친박계가 무한 버티기로 막아서고 있다. 탄핵 정국 돌입을 앞둔 시점에서도 친박계는 탄핵 찬성 이탈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친박계의 공성전 돌입 이유에 대해선 현 시국을 뒤집기 보다는 차후를 대비한 생존 전략으로 받아드려 지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박근혜계는 국정농단 비선실세 파문 이후 정국이 대통령 탄핵으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고수 중이다. 최순실씨 등의 범법 행위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이 사안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가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뜻을 같이해 온 친박계가 여전히 그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으로 박 대통령 탈당 및 탄핵 동참을 요구하는 비박계와도 날선 대치전을 펼치고 있다.

28일에는 친박 핵심 중 한명인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탄핵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은 30여명 안짝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박계에서 밝힌 탄핵 찬성 40명설이나 박지원 국민의원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60명설 등과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치다. 또한 조 최고위원의 말대로라면 국회 본회의 탄핵안 가결 역시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상당수 정치권 관계자들은 검찰에 의해 박 대통령이 피의자 입건되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탄핵안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친박계가 시국을 오판하고 여전히 박 대통령 무한 감싸기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 주변에서는 친박계의 무한 버티기 배경에 대해 “정치적으로 그럴만한 하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현 시점 대선은 친박 사망선고

‘박근혜 게이트’로 번진 이번 사건에 있어 새누리당 특히 친박계는 ‘공범’이란 지적을 국민들로부터 듣고 있다. 실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최순실-차은택 비리 의혹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검찰 및 특검 그리고 이어질 국정조사까지 친박계로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좋지 않게 변해갈 가능성도 높다.

친박계의 무한 버티기가 현 시국을 뒤집지 못할 것이란 점도 분명해 보인다. 매주 광화문 집회를 찾아오는 시민들 수가 늘고 있듯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친박계 지도부가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있어 서두르지 않고 이를 늦추려 하는 이유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당권을 비박계에게 넘겨 주는 게 그들로서는 더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현재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 중이며 일부 친박 인사들의 당 윤리위 제소를 언급하고 있다. 당권이 없는 상태다 보니 비상시국대책회의 등 인정받지 못하는 권한으로 이를 외치고 있으나, 당 주변 분위기는 점차 비박계로 힘이 실리고 있다. 비박이 비대위를 장악할 경우 친박 핵심이 줄줄이 축출돼 출당 조치 당하는 사태까지 나올 수 있다. 비박계로의 권한 이향을 최대한 막아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장기간 버티기를 통해 국민 여론의 변화와 깜짝 반전을 통한 보수재결집을 바라고 있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내년 1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국내 귀국 등에 따라 국내 정치상황이 변화하고 장기간 집회에 지친 보수성향 시민들이 다시금 새누리당 지지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적잖이 품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현 시점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경우 친박계로서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본인들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 탄핵과 하야는 최대한 늦춰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 재산을 둘러싼 현실적 농성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정당법 상 먼저 당을 깨고 나가는 측이 이를 포기하는 구조다 보니 차후 세력 도모를 모색하는 친박계로서는 이를 포기할 수 없어 버티는 중이란 주장이다.

한편 친박계의 무한 버티기가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친박계 내 나돌고 있는 얘기처럼 탄핵 표결시 집단 불참이 이뤄지고 만에 하나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박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분노가 친박계를 직접 겨냥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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