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결정으로,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을 발부했던 이도 그였다. 이에 세간에서는 성 판사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 지시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2선 후퇴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수사를 받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23일 기각됐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영장 실질심사를 맡은 성창호 서울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통화 녹음파일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자료 및 본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조 전 수석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기업 인사에도 외압을 행사했다고 볼수 있는 사안이기에 대중의 관심도가 상당히 컸었다. 더욱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있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성 판사는 지난 9월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을 발부한 인물로, 검찰이 서울대병원진료기록과 함께 부검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보강해 두 번째 영장을 신청하자 이틀 만에 부검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성 판사는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부검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히며 부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법과 절차에 관해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했다.

성 판사의 이 같은 결정으로 서울대병원의 사인 적시 배후 논란이 번졌으며, 부검 실시 여부를 두고 백씨 유족과 시민단체 그리고 경찰이 무력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 국감 때는 성 판사의 국감 증인 채택 여부가 논의되기도 했다.

앞서 성 판사는 지난 7월 채널 재승인 로비 의혹과 비자금 조성, 증거인멸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성 판사의 기각 결정 소식 후 세간에서는 "믿을 수 없는 결정이다. 법원도 개혁해야 한다" "백남기 농부 사건 때 이어 또 다시 민심과 다른 선택을 한 판사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백남기씨 시신을 훼손해도 된다더니 이번에는 민심을 찢어놨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조 전 수석은 현 정권 집권 초인 2013년 말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뜻”임을 밝히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했다.

현 정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선 대선 직전 CJ그룹이 진보성향 영화에 투자하고 산하 케이블 방송을 통해 정치풍자를 했던 것이 박 대통령 심기를 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 부회장은 CJ그룹 내 문화사업 전반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문화계 진출을 노리던 최순실씨와 차은택씨 등의 비선실세가 업계 영향력이 상당한 이 부회장을 탐탁치 않게 여겨 그를 내친 것이란 의견도 흘러나왔다.

또한 조 전 수석은 포스코그룹 권오준 회장 선임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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