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제공=뉴시스, 부영그룹>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 ‘K스포츠 재단에 대한 70억~80억원 추가 지원’과 그 대가로 ‘국세청 세무조사 편의’를 부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회의록이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회의록 내용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개된 회의록에는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회의실에서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과 함께 부영 이중근 회장, 김시병 사장을 만난 내용이 담겨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정 사무총장이 먼저 “부영에서 5대 거점 지역(체육 인재 육성사업) 중 우선 1개(하남) 거점 시설 건립과 운영 지원을 부탁드린다. 1개 거점에 대략 70억~80억원 정도 될 것 같다”며 “건설회사라고 해서 본인들(부영)이 직접 시설을 건립하시라는 것은 아니고 재정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부영 이 회장은 “최선을 다해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현재 저희가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무조사 과정에 편의를 봐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적혀있다.

당시 회의 내용은 모두 기록돼 최순실씨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는 ‘조건을 붙여서 한다면 놔두라’고 지시해 부영의 기금 출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직접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대기업 회장이 만나 재단 지원과 세무조사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제3자 뇌물제공·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영 측의 입장은 달랐다.

3일 <여성소비자신문> 취재 결과 부영 측 관계자는 “회장님과 사장님이 당시 회의장소에 가신 것은 맞지만, 회장님은 간단한 인사만 나누시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안다”며 “안종범씨가 당시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정현식 사무총장과 김시병 사장이 대화를 나눈 것은 맞다”고 했다.

K스포츠재단의 추가 지원 요청 관련해선 “추가적인 지원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추가지원은 어렵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국세청은 해외 법인들을 통한 소유주 일가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부영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올해 4월 이 회장과 계열사인 부영주택을 법인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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