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본사에 붙은 압류딱지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법원이 공공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이례적으로 가압류 '딱지'를 붙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은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본사의 집기와 계좌를 압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광주지방법원 진행관은 aT 사옥에서 500여개 집기와 비품에 가압류 딱지를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가압류 강제집행은 국내 민간 농산물무역업체인 J사의 채권압류 및 추심에 따라 이뤄졌다. J사는 2014년 4월 중국업체인 '중국 돈화시화력대외경제무역유한책임공사(이하 화력)'를 대리해 aT와 115만달러 규모의 콩나물콩 1000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수입과정에서 J사는 화력으로부터 약속한 대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J사는 올 2월 aT가 화력에 지급할 공나물 대금 130만달러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aT는 법원의 가압류 판결에도 불구하고 물품대금채권보다 신용장대금이 우선시된다는 '신용장행위 독립의 원칙'에 따라 올 3월 화력에 13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J사는 aT가 법원의 가압류 판결을 무시하고 화력에 13억원을 지급해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지난 3월 7일 aT를 상대로 추심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5일 aT는 J사에 1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J사는 aT측이 패소했음에도 돈을 지급하지 않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광주지방법원에 채권압류집행을 요구했고, 광주지방법원이 지난 10월 31일 aT 본사를 찾아가 가압류 딱지를 붙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aT 측과 광주지방법원 집행관, 원고인 J사 측의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관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집행 관련 aT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항소심 판결 전까지 강제집행을 미뤄달라"는 요청을 지난 지난 10월 28일 서울중앙지법이 받아들였는데도 강제 집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광주지법은 서울중앙지법의 '강제집행 중지 결정문'이 10월 31일 오전까지 도착하지 않아 관련법에 따라 강제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T 측은 "J업체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은 신용장 거래를 통한 지급으로 aT와 관련 없는 신용장 독립성에 따른 은행 간 거래의 결과다"며 "내부 법률자문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아 대응했는데 1심에 패소해 공탁금을 내걸고 항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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