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내 맥주업계 1위 사업체인 오비맥주가 출고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수입 맥주와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는 11월 1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오비맥주가 맥주 출고가를 인상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역대 가장 높은 인상폭으로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 OB측이 수입 판매하는 해외 맥주는 제외됐다.

이 회사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으로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65.01원(6.01%) 오르게 된다. 통상 출고가가 오르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서는 여기에 10∼20원 더 붙여 판매가를 정한다.

오비맥주 측은 가격인상 배경에 대해 "맥주의 주원료인 수입 보리와 맥아에 대한 관세가 올라 맥주 제조 원가가 상승한 데다, 빈 병 취급수수료 인상 등 전반적인 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맥주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오비맥주가 돌연 가격을 올리면서 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등 경쟁 업체들의 가격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현재까진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다른 맥주 업체들의 경우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맥주와 함께 서민들이 즐겨 찾는 소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뒤 롯데주류·무학·보해 등 다른 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국산 맥주 가격상승. 수입 맥주에 호재로 작용하나?

국내 맥주가격 인상 관련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수익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입 맥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격인상이 오히려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상실 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맥주 수입은 전년 대비 24.5%가 증가한 1억1169만 달러를 기록했다. 맥주 수입은 해마다 크게 늘어 최근 3년간 연평균 23.2%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23.7% 늘어난 7761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맥주 수입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주류시장에서 수입 맥주 비중이 점점 높아져 40∼50%에 육박하면서 국산 맥주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2011년 17.4%에 불과하던 수입 맥주 매출은 2012년 25.1%, 2013년 32.2%, 2014년 33.2%, 지난해 38.3%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는 45%를 넘고 내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나.

소비자들 역시 “국산 맥주의 맛을 개선시킬 생각을 하지 가격만 올리냐”, “국산맥주 대신 수입맥주를 마시면 된다”는 등의 비난이 주를 이뤘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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