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부동산 시장이 연일 뜨겁다고 난리다. 신문이나 방송 등은 신이 난 듯 부동산 시장이 과열로 접어들었고, 강남재건축 아파트값이 평당 4000만원을 돌파했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이에 편승해 더 늦기 전에 아파트라도 하나 사야 하는 게 아닌가 기웃거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모델하우스는 밀려드는 인파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과연 부동산의 봄이 오고 있는 것인가.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어도 꿈쩍하지 않던 부동산 시장은 올해 들어서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처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부동산의 상승은 대세 상승과 부분 상승으로 나뉜다.

대세 상승이란 지역적, 국지적, 대상 부동산에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모든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경기 호황과 맞물리면서 부동산의 태평성대가 오게 된다.

반면 부분 상승이란 지역적, 국지적, 대상 부동산이 무엇이냐에 따라 오르는 부동산도 있고 오르지 않는 부동산도 있는 것을 말한다.

주로 경기 불황일 때 많이 나타나며 부분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상승기가 오래 가지 못하고 금방 하락기로 접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대세 상승을 원하게 된다. 그야말로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 수 있다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 월급쟁이가 제아무리 아끼고 모은들 만들 수 없는 큰돈을 1년 혹은 2년 안에 벌 수 있는 게 부동산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대세 상승인지 아닌지 살펴봐야 하고, 만약 대세 상승이라면 지금이 무릎인지 어깨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상투를 잡아서 큰 손해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대세 상승이라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해서 불붙은 아파트 시장이 분양시장으로 옮겨가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부동산 열풍이 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냉정히 살펴보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하는 것은 맞지만 서울 그것도 도심에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도권을 비롯해서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조용하다.

3, 4년 전에는 대구와 울산, 부산 등의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분양하는 것마다 완판되고 프리미엄도 상당히 붙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은 조용했었다. 지방에서 불기 시작한 열풍이 서울로 옮겨오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의 뜨거웠던 부동산 열풍은 공급 과잉을 가져왔고 이 때문에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 빠져있다.

지금의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공급 부족이 불러온 수요의 증가와 함께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이 쏠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택지 지구에는 아파트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서울 도심의 아파트 공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강남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재건축이 유일한데 노무현 정부 시절 강력한 규제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빈사 상태였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각종 규제를 풀었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재건축 진행이 답보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자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몰려든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에 새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항상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부동산은 입지가 생명이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곳은 항상 오른다는 것이 정설이므로 강남 재건축을 주시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이 오르면 주변 부동산 값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서울 도심의 아파트 값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옮겨가지 못한다는 것은 파장의 힘이 약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힘은 조만간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이 대세 상승을 하려면 경기 지표도 호전되고 경기 상황이 점차 좋아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은 데다 경기 지표도 그리 좋지 못하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견되어 있고 우리나라도 언제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이 아니라 부분 상승이라면 서울의 아파트는 지금 살 때가 아니라 팔 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2, 3년 전만 해도 지금의 가격보다 훨씬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던 물건들이 지금은 훨씬 오른 가격으로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는 미련 갖지 말고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올라가는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떨어진다. 부동산 가격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계속 오를 수는 없는 법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다. 이런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http://cafe.naver.com/goodrichmen/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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